삼성디스플레이가 새해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시험 생산 라인을 구축한다. 투자 규모는 최대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A3 신공장 투자 2년 만에 투자를 재개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QD-OLED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외부 투자자들과 공유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 파일럿 라인 투자 규모를 새해 3~4월 중에 확정키로 했다. 회사가 예상한 투자 금액은 1조~2조원이다.
파일럿 라인은 8세대 액정표시장치(LCD)를 생산하는 L8-1 라인에 마련한다. 기존 공간과 설비를 최대한 활용해 파일럿 라인을 꾸려서 초기 설비 투자에 필요한 시간 및 비용을 최소화한다.
8세대 QD-OLED 파일럿 라인 생산 능력은 월 2만3000~2만4000장 규모로 예상된다. 현재 L8-1 라인에서는 주로 48인치·55인치 아몰퍼스실리콘(a-Si) LCD를 생산하고 있다. 생산 능력은 월 15만장 규모다.
QD-OLED는 청색 OLED를 증착하고 적색과 녹색을 잉크젯 프린팅 방식의 QD 컬러필터로 구현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이미 상용화된 화이트OLED(WOLED) 방식보다 색 재현력이 높아 더 풍부한 색을 표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시도하고 있다. 삼성은 세계 수준의 QD 재료 기술을 적극 활용,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디스플레이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 중 QD-OLED 파일럿 라인에 투자할지 여부, 투자 규모와 일정 등을 주시해 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중소형 OLED 신규 투자를 하지 않으면서 설비 투자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자 새로운 대형 디스플레이 투자 가능성을 살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파일럿 라인 가동을 준비하면서 기술력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발광원 역할을 하는 청색 OLED 수명을 확대하기 위해 재료 기술과 OLED 구조를 함께 개선하고 있다. 처음 시도하는 잉크젯 프린팅 기술 성능과 안정성을 함께 높이는 것도 숙제다.
파일럿 라인을 조성하려면 8세대 증착기, 잉크젯 프린팅 장비, 박막봉지장비, 물류장비, 옥사이드(산화물) TFT용 장비 등이 필요하다. 이미 삼성디스플레이는 6세대 증착기 공급사인 일본 캐논도키에 8세대 증착기 개발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잉크젯 프린팅 장비는 미국 카티바, 세메스가 개발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후방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신규 설비 투자를 거의 집행하지 않으면서 사업 기회가 사라져 어려움을 겪었다. 내년부터 투자를 재개하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파일럿 투자 후 정식 양산 투자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디스플레이 업황이 침체기인 가운데 신규 기술 투자를 하면 시장에 활력이 돌 것”이라고 낙관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