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그룹이 잇달아 전통 사업 방식에서 탈피한 'ICT 기반 디지털 금융그룹'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기업의 금융시장 진출이 글로벌 트렌드로 정착하면서 설 땅이 좁아진 때문이다. 구글·애플·아마존 등 해외 공룡기업과 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ICT 인프라를 앞세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자 보수성 강한 국내 금융권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변화의 핵심은 금융 비즈니스의 보조 인프라로 여겨져 온 ICT가 비즈니스 창출 메인 수단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금융 분야에서 ICT는 부가 기능, 지원 업무로 치부됐다. 그러나 어느새 ICT는 금융권 지속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필수 요건이 됐고, 금융업계는 생존을 건 도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30일 하나금융지주가 '디지털 금융그룹' 전환을 선포하고 데이터 기반 정보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선포했다. 인천 청라 소재 데이터센터에서 김정태 회장과 관계사 대표들이 전원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비전 선포식'을 갖고 데이터 종합기업 전환을 공식화했다.
KB금융지주도 국내 1호 IT기술혁신센터를 설립하고 정보기술(IT) 개발과 사업에 나선다. 은행·증권·손해보험·KB데이타시스템 IT 인력과 역량을 모아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에코시스템 등 다섯 가지 미래 기술 중심 디지털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신한금융그룹은 모바일을 겨냥한 M-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모든 서비스와 상품을 모바일로 연결한다.
선언 구호는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결론은 모두 조직·사업 혁신을 통한 디지털 금융그룹 지향이다. 끊김 없는 영업과 서비스, 간편 결제를 기본으로 하는 ICT 기반 디지털 금융은 기존 방식인 금융 서비스를 밀어내고 있다. 편리함에 길들어지는 고객을 잡아 두기 위해서는 기존 금융권도 ICT 내재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조급할 필요는 없지만 너무 늦어서도 안 된다. 미래 금융 시장에서는 편리함과 안전함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승자로 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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