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기차 배터리 업계 '휘청'…한국 배터리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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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장(Zhejiang)에 위치한 중국 배터리 업체 CATL R&D센터.

최근 중국의 자동차 배터리 업체들이 정부 보조금 중단을 앞두고 잇따라 파산 혹은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업계는 중국 내 시장 판도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시한이 임박하면서 자동차 업체들의 경영난이 배터리 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이들과 경쟁하는 우리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릴지 주목된다.

3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계 3위인 '옵티멈나노 에너지'는 지난달 회전자금 부족을 이유로 향후 6개월간 생산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기업인 '난징 인롱 뉴에너지'는 경영난으로 지난달 생산설비가 압류되는 처지에 놓였고, '루그로우'는 지난달 말 파산을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인 일본 파나소닉에 이어 2위에 오른 CATL은 최근 중국 증시에 상장된 이후 수개월 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면서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중국 2위 업체인 BYD도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72.2%나 급감했다고 지난 29일 공시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이런 '연쇄 위기'는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시한이 임박한 게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 GM 등까지 중국산 배터리의 성능이 불안하다고 공헌한 상태다.

중국 정부는 2012년부터 '에너지절약형 및 신에너지 자동차 발전계획'을 추진하면서 전기차 업체에 차 가격의 절반가량을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보조금을 줄이고, 이후 폐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여기에 보조금을 줄이는 것은 물론 보조금 신청 자격도 까다롭게 하면서 전기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배터리 등 부품업체에 대금 지급을 늦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서도 배터리 업체들은 시장점유율과 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과 출하를 이어가면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만 매체인 디지타임스는 “중국의 리튬배터리 업계의 100여개 상장사 가운데 52개가 지난해 순손실을 냈다”면서 “경영난 때문에 '탈출 러시'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최근까지 급격하게 성장했던 중국 업체들이 경영난을 겪자 최근 2년여에 중국의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던 국내 배터리 업계는 오히려 반대 분위기다.

삼성SDI와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우리 업체들의 기술 경쟁력이 중국에 비해 뛰어나기 때문에 '기울어진 운동장'만 아니라면 승산이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중국 정부가 경우에 따라 보조금 폐지 방침을 번복하거나 외국 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다른 방식의 규제를 새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중국 CATL 등이 엄청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기술 격차를 줄이고 있는 것도 또다른 위협요인으로 지목됐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경영난으로 인해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도 최근 급락하고 있다”면서 “우리 기업들이 이런 상황을 기회로 삼아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입지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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