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당 원내대표를 만나 원격의료와 은산분리를 통한 혁신성장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지부진했던 '여야정 상설협의체'도 11월부터 본격 가동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도서벽지에는 의료혜택이 가기 어렵다. 지나치게 의료 민영화로 가지 않고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하에서 원격진료도 가능하게 하자”고 원내대표들에게 설명했다.
또 “(은산분리는) 은행법 개정이 아니라 특례법으로서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가는 것이다. 재벌 산업자본이 무리하게 은행자본으로 들어올 여지는 차단하는 안전장치를 뒀다”고 덧붙였다.
여야정은 국민안전, 소상공인·자영업자 법안 등 민생경제 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다음 달 예정인 3차 남북정상회담 성공 개최에도 협력한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신보라 자유한국당, 김수민 바른미래당, 이용주 민주평화당 원내대변인과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16일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 오찬회동 직후 가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합의문은 △여야정 상설협의체 가동 △8월 임시국회에서 민생법안 처리 △3차 남북정상회담 지원 등 세 가지다. 여야정 상설협의체는 분기별 1회 개최를 원칙으로 하되 필요할 경우 여야 합의에 따라 연다. 다음 협의체는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이후인 11월에 개최하기로 했다.
여야정은 민생과 경제를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기로 하고 여야는 민생법안과 규제혁신법안을 조속히 처리하기로 했다. 혁신성장 방안으로 거론되는 원격의료와 은산분리에 대해 논의했다. 국민안전, 소상공인·자영업자·저소득층 지원, 규제혁신 등 민생경제 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다만 규제혁신 법안에 대해선 정의당은 의견을 달리했다.
이와 함께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개선에 노력하기로 했다.
3차 남북정상회담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 지원도 약속했다. 여야가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과 항구적 평화 정착 및 남북교류 협력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한다. 4·27 판문점 선언 국회비준 동의 등은 합의문에 담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회동 모두발언에서 “국회에서 비준 동의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는데 지금까지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달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데 4·27 판문점 선언에 대해 국회에서 비준 동의를 해주신다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때 훨씬 더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논란이 계속되는 탈원전 정책에도 의견을 내놨다. 여야 참석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탈원전 문제가 경제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탈원전 속도 관련해서는 “충분히 스텝 바이 스텝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자영업자를 위한 민생경제 법안과 폭염을 재난에 포함시키는 재난안전법 처리,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선하는 방안 등도 강조했다.
다음달 방북기간 동안 남북간 국회회담도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직 방문 시기와 방문단 규모 등을 북측과 협의해야 하지만 국회도 함께 방북해서 남북간 국회회담의 단초도 마련했으면 하는 욕심”이라고 밝혔다.
김성태 대표는 문재인 정부 정책 취지와 의도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대통령께서 너무 당위적인 문제에만 치우쳐 조삼모사식 포퓰리즘처럼 되고 있다”며 “정책 디테일이 부족하고 콘텐츠가 채워지지 않으면 국민 실망감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북한산 석탄 문제나 드루킹 특검, 국민연금 제도개편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성의있는 답변'을 촉구했다.
김관영 대표는 “국회 특활비 문제가 전면 폐지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이 났다”며 “이번 기회에 국회 뿐만 아니라 검찰, 경찰, 국정원 등 정부 부처에서 사용하고 있는 특활비 문제까지도 불요불급한 부분은 없는지 또 혈세가 낭비되는 곳은 없는지를 살펴봐 달라”고 건의했다.
윤소하 대표는 “국회가 여야를 떠나서 초당적 측면에서 지지와 결의를 해서 힘을 보태는 것이 기본적인 책무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혁신성장과 관련해서는 자칫 잘못하면 규제완화라는 방향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한다고는 하지만 지금 이상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 난기류가 되지 않도록 살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병완 대표는 “20대 국회에서 협치의 출발은 선거제도에 대한 개혁이어야 한다”며 하반기 국회내 공직선거법 개정 합의를 이뤄내자고 제안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남북문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문제는 초당적으로 하자는 공감대가 있다”며 “앞으로도 남북교류와 경제협력은 국회가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가 충분히 배려하면 한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