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삼성전자, 하반기 반도체 쏠림 해소 과제…스마트폰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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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30.51조원으로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었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 지난해 2분기 이후 꺾일 줄 모르고 상승하던 분기 실적이 1년 만인 올해 2분기에 꺾였다. 역대 최고 실적을 이끌어온 반도체는 2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는 큰 부진에 빠졌다. 반도체에 전사 이익의 78.1%나 쏠린 것도 문제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통해 도전하는 것도 부담이다.

하반기 최대 과제는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가전 등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사업부가 분발해서 실적을 회복하는 것이다. 전망은 나쁘지 않다.

반도체는 가격 고점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도 수요가 꾸준히 늘며 견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도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 증가 등으로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 TV와 가전은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프리미엄 제품 판매 집중 등으로 개선된 실적을 노린다.

문제는 스마트폰이다. 하반기 시장 전망이 밝지 않은데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차별화도 어려워 갤럭시 노트9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 알 수 없다. 중국 등 후발업체 공세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각 사업부문별 상반기 실적을 돌아보고, 하반기 전망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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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부문, 반도체+디스플레이, 하반기 동반 상승 기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전사 실적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메모리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사업은 여전히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콘퍼런스콜에서 “단계적 외형 성장이 아니라 중장기 수익성 강화가 기본 전략”이라면서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당초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수익성 위주 전략에서 탈피, D램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식의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가 수익성 전략을 버리고 공급 물량을 늘리면 값은 떨어진다. 이 때문에 '지금 메모리 가격이 고점'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수익성 위주 전략을 고수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 같은 논란은 사그라질 전망이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마케팅팀 전무는 “올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 영향과 데이터 센터, 모바일 수요 강세가 예상되는 반면 메모리 업계의 공급 확대에 대한 노력에도 불구 여전히 수요를 따라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서버 중심으로 안정된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면서 “공급 측면에서는 업계 전반에서 공정 난이도 증가, 자본 집약성 등 영향으로 (공급 확대가) 제한적인 상황이라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업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메모리 시장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도 동일한 전망을 내놨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6일 개최된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업계 웨이퍼 투입량 추가 노력에도 불구, 미세화 난도 증가에 따라 생산 증가분이 충분치 않다”면서 “현재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었다.

메모리 시장 호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 반도체 쏠림 현상이 너무 크다는 것은 삼성전자 입장에선 불안 요인이다. 반도체 굴기를 추진하는 중국 전략도 큰 변수다. 중국은 담합조사 등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를 견제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분기 매출 5조6700억원, 영업이익 1400억원을 달성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2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700억원 줄었다.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은 패널 거래가격이 지속 하락했고 계절 비수기로 판매가 줄면서 영업이익이 소폭 흑자에 그쳤거나 적자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은 리지드(경성) 패널 판매가 늘었지만 플렉시블 패널 주문이 감소한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축소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하반기에 OLED 중심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

애플 아이폰 신모델용 플렉시블 OLED를 2분기부터 생산함에 따라 하반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리지드 OLED는 2분기 중국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해 가동률과 실적이 상승했다. 하반기는 스마트폰 성수기여서 공급이 증가해 실적이 함께 성장할 것으로 봤지만 여전히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LCD와 가격 경쟁이 치열해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위험도 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폴더블 OLED 패널도 선보일 계획이다. 당장 하반기 실적보다는 내년 이후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LCD 부문은 실적이 개선되지만 성장폭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하반기 TV 성수기 영향으로 대형, 고해상도 등 프리미엄 패널 시장 성장을 예상하지만 중국발 생산능력 확대로 수급이 불안정해 실적 개선폭이 크지 않다는 예상이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중소형은 물론 대형 패널도 경쟁력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면서 “8K, 퀀텀닷(QD) 등으로 기존 생산능력 경쟁에서 질적 경쟁으로 우위를 확보하고 QD-OLED 등 차세대 기술은 고객사와 긴밀히 협조해 적기에 출시할 수 있도록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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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이탈리아 로마에서 진행한 갤럭시S9·갤럭시S9 플러스 옥외광고.

◇IM부문 부진…갤럭시노트9이 반등 열쇠

IM(IT·모바일) 사업부문은 2분기 매출 24조원, 영업이익 2조67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4조600억) 대비 34.2% 줄었다. 전 분기(3조7700억원)보다도 크게 감소했다.

2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7800만대로, 이 중 90%가 스마트폰이다. 태블릿은 500만대가 판매됐다. 단말기 평균판매가격(ASP)은 220달러대 후반이다.

삼성전자는 IM부문 실적 악화 요인으로 '갤럭시S9·갤럭시S9 플러스 판매 부진'을 꼽았다. 증권가에선 갤럭시S9 시리즈 2분기 판매량이 800만대 수준이고, 전체 판매량도 2800만대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S8이 지난해 약 3750만대 판매된 것과 대조된다.

삼성전자는 세계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품 차별화가 어려워진 것은 물론, 제품 고사양화에 따른 심리적 가격 저항이 실적에 부정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하반기에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 출시를 계기로 실적 반등을 노린다. 기능·성능은 전작보다 대폭 업그레이드하되, 합리적 가격으로 조기 출시해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북미·유럽·오세아니아 등 지역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블루투스 기능을 강화한 'S펜'은 소비자를 공략할 주무기다. 빅스비 2.0은 스마트폰 인공지능(AI) 서비스 대중화를 이끌 핵심 요인이다.

12억 인구의 인도 시장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인도에서 29%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 샤오미에 선두 자리를 내 준 이후 첫 탈환이다.

남미·아프리카·동유럽 등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량이 높은 지역에서는 갤럭시A·갤럭시J 시리즈 마케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신기술 선점에도 적극 대응한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뿐 아니라 중저가형 제품에도 신기술을 적극 채용하고, 가격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불편함 없는 사용성'에 우선 순위를 두다보니, 신기술 탑재에 다소 소극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하는 10% 이상 스마트폰에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경태 무선사업부 상무는 “스마트폰 핵심 기능을 강화하고 앞선 기술 적극 채용해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면서 “신기술 도입, 폼팩터 혁신, 5G 선점 등을 통해 기술리더십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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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더 월

◇CE부문, TV 선전이 실적 견인…하반기 프리미엄 집중

소비자가전(CE) 부문은 2분기 매출 10.4조원, 영업이익 0.51조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매출 20.14조원, 영업이익 0.79조원이다. 매출은 최근 4년간 가장 낮다.

2분기에 TV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1분기 부진을 만회했다. 2분기 TV 사업은 신제품 QLED TV 판매 호조와 UHD·초대형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 QLED TV와 초대형 TV 모두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배 정도 증가했다”면서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당사가 시장을 리딩하고 있으며, 50%대 후반의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고가 제품 위주의 제품 믹스 개선으로 평균 판매가격이 상승했고 수익성도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하반기 TV 시장은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연말 성수기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다양한 라인업의 QLED 신제품 판매를 확대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8K TV와 마이크로 LED 등 혁신 제품을 출시하고 QLED와 75형 이상 초대형 TV 마케팅을 강화해 제품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제고할 예정이다.

박경철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콘퍼런스콜에서 “75인치 이상 초대형 TV가 그렇게 크지 않다는 대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초대형은 삼성'이라는 이미지를 공고히 구축하겠다”면서 “마이크로 LED의 경우 상업용부터 가정용 홈엔터테인먼트 버전 제품까지 모두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상업용 시장을 겨냥한 '더 월'은 사전 예약을 받고 있으며, 10월부터 양산한다. '더 월 럭셔리'로 알려진 가정용은 내년 상반기 슬림한 형태로 나올 예정이다.

한편 2분기 생활가전 사업은 패밀리허브 냉장고, 큐브 공기청정기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에도 불구하고, 에어컨 등 계절제품 수요 둔화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소폭 감소했다. 하반기는 셰프컬렉션, 대형건조기 등 프리미엄 신제품 판매를 늘리고, 빌트인 가전 제품 판매를 강화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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