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업계가 2021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관련 시스템 구축에 서두르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은 지난해부터 외부 컨설팅업체와 IFRS17 관련 시스템 구축을 하고 있다.
하나생명은 최근 회계법인인 딜로이트안진와 IFRS17 회계정책 수립 및 결산시스템 구축을 위한 착수보고회를 가졌다. 하나생명은 회계결산시스템에 대한 설계를 12월까지 마치고, 내년 6월 시스템을 개발하게 된다. 2019년 말까지 테스트와 안정화 과정 등을 거쳐 구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농협생명도 IFRS17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NH농협생명은 최근 IFRS17 서버 구축 및 분석환경 확대 구축 등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5일까지 제안서를 제출받은 뒤 제안 평가위원회를 통해 기술능력과 입찰가격 등을 종합 평가해 사업자를 선정한다. 앞서 NH농협생명은 지난 4월 LGCNS와 150억원 규모 IFRS17 관련 소프트웨어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교보생명은 보험사 중 처음으로 IFRS17 시스템 구축을 마쳤다. 내년 상반기에는 한화·신한생명에 이어 미래에셋생명, 삼성생명 등이 순차적으로 구축을 완료한다.
손보사 중에는 DB손보가 8월 관련 시스템 개발을 마친 뒤 시범 운용을 시작한다. 이 밖에 중소형 10개사는 보험개발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삼정KPMG와 '아크(ARK)' 시스템을 공동 구축하고 있다.
2021년부터 적용되는 새 회계기준은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반영한다. 이 때문에 새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금융당국도 국내 보험업계에 2019년 말까지 IFRS17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라고 요청했다. IFRS17 적용은 2021년부터지만, 1년간 시범 운용을 하기 위해서다.
반면 외국계 보험사는 새 회계기준 적용에서 자유롭다.
외국계 보험사는 본사 지침에 따라 유럽계는 IFRS17과 비슷한 솔벤시Ⅱ(SolvencyⅡ)를 반영하고, 미국과 일본계는 부채를 현재 시점에 맞춰 이미 반영하고 있다. 프랑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솔벤시(Solvency)Ⅱ를 적용하는데, IFRS4 2단계와 유사하다.
카디프생명 관계자는 “현재 본사 지침에 따라 솔벤시Ⅱ를 적용하고 있는데, IFRS와 상당히 유사한 점이 많다”며 “향후 도입될 IFRS17과 차이에 대한 영향 분석을 올해 말 실시한 뒤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외국계 보험사 관계자는 “회계기준 시점을 현재로 표기하는 제도는 외국에 먼지 적용된 기준”이라며 “이 때문에 외국계 보험사의 과거부터 준비된 회사가 많다”고 설명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