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멘스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잇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상용화한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아닌 전문업체가 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처음이다.
루멘스는 26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개막된 '제16회 국제 LED&OLED 엑스포 2018'에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이날 공개된 제품은 70인치와 139인치 두 가지다. 모두 풀HD(1920X1080) 해상도를 지원한다.
디스플레이는 손바닥 크기 마이크로 LED 모듈을 이어 붙이는 식으로 만들어졌다. 모듈 방식이기 때문에 블록을 조립하는 것처럼 원하는 크기로 디스플레이를 제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가 국내에 공개된 건 처음이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상용화 사례도 세계에서 드물다. 올 하반기 출시 계획을 밝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의 상업화는 현재 루멘스밖에 없을 정도다.
루멘스는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에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처음 공개하고 사업화를 본격 추진했다. 이후 수출에 성공, 지난 4월 인도 디스플레이 전문 기업이 제작하는 348인치 초대형 사이니지에 마이크로 LED 모듈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날 전시회에 참가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공개한 건 국내에서도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시장을 본격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루멘스 관계자는 “마이크로 LED를 활용하면 고휘도로 선명하면서 크기에 제약이 없는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면서 “기존 LED 전광판보다 훨씬 선명하면서 LCD와 OLED로 제작이 불가능한 100인치 이상의 디스플레이를 만들어 사이니지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LED로 화소를 구성한 디스플레이를 뜻한다. 무기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OLED와 달리 효율과 수명이 좋고, 내구성이 강하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서 가능성 때문에 애플과 오큘러스 등 글로벌 기업들은 마이크로 LED 업체를 인수하며 기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 상용화가 이제 시작됐다. 특히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루멘스와 같은 중견기업이 도전장을 던져 더욱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는 사이니지와 같은 B2B 시장을 시작으로 가정용 TV에도 접목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를 출시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다만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는 가격이 아직 비싸고 양산 체계를 개선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