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오후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푸틴 대통령과 크레믈린 대궁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러간 실질협력 증진 방안,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한-러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보다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첫 모스크바 방문을 환영하고, 한국의 신북방정책과 러시아의 극동·시베리아 개발 정책 간 연계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기를 기대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2020년까지 교역액 300억 달러, 인적교류 100만달러'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혁신플랫폼 구축, 첨단과학기술 및 ICT 분야 협력 등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충 △9개 다리 분야를 중심으로 한 유라시아·극동 개발 협력 △보건·의료 협력 등을 통한 국민복지 증진 및 문화·체육 분야 교류기반 강화 등 양 국민 모두에게 실질적 혜택을 줄 수 있는 구체적인 협력성과를 도출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양 정상은 러시아를 포함한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회원국과 경제 협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우선 한·러간 서비스〃투자 분야 FTA 협상 개시를 위한 국내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또 아시아 최대 산업박람회인 '이노프롬(7.9∼12, 예카테린부르크)'에 한국이 파트너 국가로 참여, 양국 산업·투자 및 혁신기술 분야의 협력이 보다 활성화되기를 기대했다.
양 정상은 수교 30주년이 되는 2020년을 '한-러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했다.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할 수 있도록 '2020 수교 30주년 기념준비위원회'도 공동 구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2020년 개최되는 제9회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문화포럼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하는데도 합의했다.
양 정상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 최근 한반도에서의 긍정적인 상황 변화에 대해 평가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나아가 유라시아 공동번영을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있게 협의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한반도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정치·외교적 노력들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러시아 정부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상황 변화를 이끌어 낸 우리 정부의 주도적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의 항구적 평화·안정을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양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에 따른 국제적 여건이 조성될 경우 남북러 3각 협력사업 추진이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현 단계에서 준비 작업으로 한-러 유관 기관 간 철도, 전력망, 가스관 연결의 경제적·기술적 사항 등에 대한 공동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정상회담 종료 후에는 두 정상 임석하에 4건의 기관 간 양해각서(MOU) 서명식이 열렸다. 한-러 혁신 플랫폼 구축, 한-러 지방협력포럼 설립, 한-러 전력 분야 협력, 2020 한-러 상호교류의 해 지정 등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서명식 후 양국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성과를 설명하는 '공동언론발표' 시간을 가졌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