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국가의 원유재고가 5년 평균을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산유국이 원유시장 과잉공급 문제가 사실상 해결됐다고 평가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은 공동기술위원회를 열어 지난달 말 원유시장 수급이 다시 균형(Rebalancing) 상태로 돌아간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공동기술위원회는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회의에서 원유시장의 '리밸런싱' 여부를 보여주는 여러 통계를 검토했다. 그 중 하나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지난달 원유 재고량은 지난 5년 평균보다 2000만 배럴 작고 2017년 초보다 3억6000만배럴 줄어든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식통은 이에 대해 OPEC·비OPEC의 지난달 감산 목표치 실행률이 152%에 달할 만큼 산유국이 합의를 충실히 이행한 점과 여름철 수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산유국은 지난해 1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180만배럴 감축하는 데 합의했다. OPEC·비OPEC 산유국은 내달 회의에서 감산조치 성공 여부를 평가할 방법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덧붙였다.
산유국이 다음 달 2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증산을 결정할지에 시장 관심이 쏠려 있다. 지난 24일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내달 회의에서 증산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실제 회의에서 증산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원유시장 리밸런싱이 다음 달 회의 초점이 될 것이라면서 사우디와 러시아를 제외한 일부 산유국 관리가 증산 방안에 반대의견을 표시해 합의 도출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OPEC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수하일 알마즈루에이 에너지장관은 25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사우디·러시아 에너지장관들과 회동한 이후 한 인터뷰에서 “결정은 2∼3개국이 내리는 게 아니다. 우리는 모든 회원국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탈퇴, 베네수엘라 경제 위기 등으로 최근 강세를 이어오다 사우디와 러시아 에너지장관들의 증산 논의 발언이 나온 이후 급락했다.
25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7.88달러로 전날보다 4.0% 급락한 데 이어 28일 오전 10시 20분 현재 아시아 시장에서 2.33% 더 내린 66.30배럴에 거래되고 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7월물도 2.98% 하락해 76.44달러였다가 28일 오전 1.20% 더 하락한 75.52배럴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