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대기업 직원 51.2% 매년 연봉 오르는 '호봉제'

주요 대기업 직원의 51.2%가 호봉급을 받고 있다. 기업들은 호봉급을 적용함으로써 장기 근속자의 고임금에 따른 고용 유지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hoto Image
매출액 주요 대기업 근로자의 주된 임금체계 및 직종별 임금체계 (제공=한경연)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10일 직원 300인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2018년 주요 대기업 임금체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170개사) 직원 39만8915명 중 51.2%가 호봉급을 적용받는다고 밝혔다. 호봉급은 근속연수에 따라 매년 임금이 오른다.

업무 수행 능력에 따른 '직능급'을 받는 직원은 36.2%, 직무 성격 및 난이도에 따른 '직무급'을 받는 직원은 4.4%였다. 사무직과 연구직에서는 직능급이 각각 61.2%, 54.0%로 가장 많았다. 반면 생산직과 판매·서비스직에서는 호봉급이 각각 84.7%, 50.0% 였다.

응답 기업 직원 중 26.9%(10만7124명)는 평사원급에서 관리자급으로 승진하면 임금체계가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평사원급(7만4338명)은 모두 호봉제를 적용 받았다. 관리자급(3만2786명)은 주로 직능급(71.4%)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호봉제는 생산성과 관련 없이 임금이 매년 오르는 문제가 있다”며 “기업들이 평사원급에는 호봉제를 적용하지만 권한과 책임이 큰 관리자급에는 직능급 등을 적용하는 것은 능력과 성과에 대해 보상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했다.

Photo Image
한경연 호봉급에 따른 최대 문제점과 유지 이유 (제공=한경연)

대기업 170개사 중 호봉급이 있는 곳은 119개사였다. 이들 기업은 호봉급에 따른 문제점으로 '장기근속자 고용 유지 부담(42.9%)', '직원의 성과 관리 어려움(36.1%), '경기변화에 능동적 대응 어려움(11.8%)' 순으로 응답했다. 그럼에도 호봉급 체제를 현재까지 유지하는 이유로는 '기존 관행상(39.5%)', '노조의 호봉급 폐지 반대(31.1%)' 순으로 나타났다. 호봉급의 대표적 장점으로 꼽는 '직원의 장기 근속 유도'는 10.1%에 그쳤다.

주요 대기업의 50.6%는 현행 임금체계의 최대 문제점으로 '성과가 달라도 보상수준이 비슷해 무임승차자 발생'을 꼽았다. 이에 따라 올해 임금체계 관련 중점 추진 사항으로 58.8%가 '성과 중심의 보상체계 확대'라고 응답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해외 유수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능력·직무,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로 전환해 생산성을 높여야한다”며 “정부의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의 핵심과제인 직무·능력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이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