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과일이 작아졌다. 롯데마트가 2015년부터 3년간 여름 대표적인 시즌 과채인 수박 관련 매출 동향을 살펴본 결과 일반 수박(4~10kg) 대비 작은 미니 수박(1.5kg~4kg)의 매출 구성비가 지속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일반 수박을 절반 혹은 4분의1 크기로 자른 조각 수박 역시 매출 구성비가 높아졌다.
2015년만 하더라도 롯데마트 연간 수박 매출 중 미니 수박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4.1%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이보다 두 배 가량 높은 7.6%의 구성비를 차지했다. 또한, 조각 수박 역시 2015년 4.8%에서 지난 해 6.9%로 매출 구성비가 늘었다.
이렇듯 미니 수박과 조각 수박 등 작은 크기의 수박 매출 구성비가 지속 늘어나는 까닭은 1인 가구 증가와 소가족화 등으로 인해 한 번에 다 먹을 수 있는 크기의 과일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되며, 껍질이 얇아 음식물 쓰레기가 적게 나오는 과일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 수박으로 불리는 미니 수박의 경우 일반 수박 대비 껍질이 얇아 사과나 배처럼 칼로 껍질을 깎아서 먹을 수 있을 정도며 최근에는 농산물 기술의 발달로 미니 오이, 미니 파프리카 등 채소 분야에도 미니 열풍이 지속 확대되는 추세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작은 과일뿐 아니라 전통적으로 깎아먹는 과일 외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의 수요도 견인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마트가 2015년부터 연도별 과일 매출 순위를 살펴보니, 바나나, 딸기, 감귤 등 칼 없이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과일류가 매출 상위 1~3위를 차지한 반면, 국산 과일의 전통적인 강자인 사과의 경우 깎아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 등으로 지속 매출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컵과일, 냉동과일 등 바로 섭취할 수 있도록 깎아져 있거나 음료 등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과일류의 매출도 지속 증가해 롯데마트의 지난 해 기준 컵과일은 15.2%, 냉동과일은 18.5% 매출이 늘었다.
송태경 롯데마트 과일MD는 “과거에는 8~10kg 가량의 큰 수박을 가족 모두가 둘러앉아 먹는 것이 여름을 나는 방법 중 하나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1인 가구, 맞벌이 등이 늘며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작은 수박을 선호하고 있다”라며,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남아서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인기의 요인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3일부터 9일까지 일주일간 전점에서 검은색에 가까운 외피에 일반 수박 대비 당도가 1~2브릭스 높고 아삭한 식감이 특징인 '흑미수박'을 일반 수박보다 작은 4~5kg, 5~6kg 규격으로 각 1만3900원, 1만5900원에 판매한다. 서울역점, 잠실점 등 전국 50개 점포에서는 고령 등에서 재배한 '애플 수박(1.5~2kg)'을 7900원에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작은 과일을 선호하는 고객 수요를 고려해 올 한해 미니 수박, 애플 수박 등 작은 수박 물량 비중을 전체 수박 물량에서 10% 이상 늘려나갈 계획이며 신 품종 등을 지속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