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판매 저조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 가동률이 뚝 떨어졌지만 특수가스 업계는 반대로 증설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원익머트리얼즈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아산화질소(N2O) 생산 확대를 위해 215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 기간은 올 연말까지다.
원익머트리얼즈는 충북 오창과 세종시 전의면에 각각 N2O 생산 공장을 가동 중이다. 총 생산 용량은 8000톤이다. 지난해 3월 오창 본사 인근에 확보한 2만900평 규모 부지 일부를 활용해 N2O 공장을 만들고 가동할 예정이다. 투자가 완료되면 원익머트리얼즈의 N2O 생산 용량은 3600톤이 추가돼 총 1만1600톤 규모로 확대된다.
원익머트리얼즈와 경쟁하는 독일 린데도 N2O 생산용량을 늘리고 있다. 오는 9월이면 아산 공장의 N2O 생산 용량이 기존 3000톤에서 6000톤으로 늘어난다. 린데는 내년에도 추가 3000톤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N2O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에서 실리콘다이옥사이드(SiO2) 박막을 증착할 때 쓰인다. 해당 박막은 D램과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칩의 절연 층으로 활용된다. 반도체보다 디스플레이, 특히 OLED 패널을 생산할 때 N2O가 많이 쓰인다. 업계에 따르면 전체 N2O 사용량이 100이라면 디스플레이에 80, 반도체에 20이 쓰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현재 삼성디스플레이 등 OLED 업계는 전방 산업계의 패널 주문 감소로 공장 가동률이 크게 떨어진 상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핵심 재료인 특수가스 업계가 증설에 나서는 이유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첫째, 지난해 계획한 투자를 그대로 집행하는 것이다. 지난해 N2O 수급 상황이 타이트해 이 같은 증설을 계획했고, 그대로 집행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반도체 분야의 N2O 사용량 확대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D 낸드플래시 생산을 늘리고 있어 N2O 사용량이 늘었다.
세 번째는 TV용 대형 OLED 패널 생산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디스플레이 업계가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하거나,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사전 대응'하기 위한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형 OLED 패널 생산이 확대되면 전반적 특수가스 사용량이 확대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