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 진출한다. 기업용 SSD는 대형 데이터센터와 서버 제조업체가 주요 고객사다. 일반 소비자 시장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다. 반면에 기술 장벽은 높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이 시장에서 실적이 없었다. 신제품 개발과 양산으로 낸드플래시 점유율을 확대할 방침이다.
4일 SK하이닉스는 4세대 72단 512기가비트(Gb) 3D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최대 4테라바이트(TB) 용량을 지원하는 SATA 규격 SSD 개발을 마쳤다. 미국 주요 데이터센터와 서버 제조업체에 샘플 공급을 시작했다.
핵심 기술인 펌웨어와 컨트롤러를 모두 SK하이닉스가 자체 개발해 탑재했다. 512Gb 낸드를 사용하면 같은 면적에서 256Gb를 이용할 때보다 2배 높은 용량의 SSD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 제품은 SATA SSD 업계 최고 수준인 최대 연속 읽기 560메가바이트(MB)/s, 연속 쓰기 515MB/s, 랜덤 읽기 9만8000아이옵스(IOPS:Input Output Operations Per Second), 랜덤 쓰기 3만2000IOPS를 구현했다.
회사 관계자는 “주요 데이터센터와 서버 업체가 요구하는 성능을 만족시켰으며, 기업용 SSD에서 가장 중요한 균일한 응답속도(Read Latency)도 고객 요구 수준을 충족한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클라우드와 같이 고성능을 요구하는 데이터센터와 서버용 차세대 표준인 PCIe(PCI Express) 규격의 기업용 SSD도 개발을 마치고 고객 인증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 또한 4세대(72단) 3D 낸드와 자체 개발한 펌웨어를 탑재하고 있다. 1TB 이상의 고용량을 지원할 계획으로 제품 라인업과 고객사를 순차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1TByte PCIe SSD 제품의 최대 성능은 연속 읽기 2700MB/s, 연속 쓰기 1100MB/s, 랜덤 읽기 23만IOPS, 랜덤 쓰기 3만5000IOPS다.
강진수 SK하이닉스 낸드상품기획 담당 상무는 “지난해 4세대 3D 낸드 기반으로 자체 펌웨어와 컨트롤러를 탑재한 소비자용 SSD를 본격 양산한 데 이어, 이번에는 기업용 SSD까지 자체 개발해 사업을 본격화 됐다”면서 “성장세가 높은 기업용 SSD 시장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향후 회사의 낸드플래시 수익성 개선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전체 SSD 시장 규모는 지난해 251억달러에서 2021년 312억 달러로 연평균 5.6% 성장한다. 이 중, 기업용 SSD 규모는 같은 기간 134억 달러에서 176억달러로 늘어나며 연평균 7% 확대되는 등 낸드플래시 시장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