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상화폐 신규계좌 발급 재개와 함께 자금세탁 오용을 막기 위해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양동작전이다. 거래소 폐쇄까지 거론했던 정부가 투자자 혼선을 막기 위해 실명 계좌 도입을 허용했다. 이와 함께 오가는 돈의 출처를 확실히 해 불확실한 자금 유출입은 원천 차단하겠다는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을 시행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가상화폐거래소를 통해 1일 1000만원 이상, 1주 2000만원 이상 입출금은 자금세탁 의심거래로 분류된다. 당국은 그간 가상화폐 거래가 주로 은행 등 금융회사를 거래 매개체로 활용하고 있어 자금세탁에 악용될 소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금융정보분석원(FIU)는 금융회사가 가상화폐 관련 업무수행 시 자금세탁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앞으로 금융회사는 금융거래 상대방이 전자상거래업, 통신판매업 등 특정업종에 있거나 단시간 내 다수의 거래자와 금융거래를 하는 등 통상적이지 않은 거래행태를 보이면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은행권 현장점검 결과 금융회사의 거래 상대방 중에는 쇼핑몰로 등록한 거래소도 있어 금융회사가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개별 금융회사는 거래소를 식별하기 위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금융회사 간 공유한 거래소 정보 등을 활용할 수 있다. 금융회사가 거래 상대방을 거래소로 식별한 경우 통상의 확인사항 외에 거래금을 안전하게 관리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등 강화된 고객확인(EDD)을 해야 한다.
금융회사가 거래소에 추가로 확인해야 하는 정보는 △금융거래 목적과 자금 원천 △제공 서비스 내용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 이용여부 및 이용계획 △이용자의 생년월일, 주소, 연락처 등 포함한 신원사항 확인 여부 등이다.
만약 거래소가 실명확인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거나 금융회사가 요구한 정보 제공 거부, 허위자료 제출 등을 할 경우 거래를 거절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이 날 가상화폐 관련 자금세탁 의심 거래 유형도 공개했다.
금융회사의 거래 상대방 중 법인 또는 단체가 거래소와 금융거래를 하는 경우, 금융회사의 거래 상대방이 거래소와 하루 1000만원, 7일 2000만원 이상의 금융거래를 하거나 단시간 내 빈번한(1일 5회·7일 7회) 금융거래를 하는 경우 등이다.
김용범 금유위 부위원장은 “금액과 관련된 부분은 입출금 기준”이라며 “500만원을 투자했는데 가상화폐 가격이 올라 1500만원을 벌었다고 그걸 의심하려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 규모와 연결된 부분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금융회사가 금액을 산정할 때는 동일인 명의로 입금한 금액을 합산하거나 출금한 금액을 합산해야 한다. 거래소가 임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과 지속적으로 송금 등 금융거래를 하는 경우도 의심 유형에 해당된다.
이 가이드라인은 30일부터 시행된다. 금융회사는 가상화폐거래소 관련 공유정보를 바탕으로 강화된 고객확인 등 가이드라인에 따른 조치를 시행하고 이행상황을 자체 점검해야 한다.
은행은 강화된 고객확인 후 FIU에 의심거래를 보고하게 되며, FIU는 해당 보고에 대해 자금세탁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면 검찰, 경찰, 국세청 등 법 집행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FIU는 가상화폐 관련 금융거래 정보를 집중적으로 심사분석하기 위한 팀을 신설·운영한다.
[표]자금세탁방지 제도 내 금융정보 보고 개요(자료-금융위원회)
*금융회사가 1.거래상대방에 대한 주의의무를 바탕으로 2.FIU에 자금세탁으로 의심되는 금융거래를 보고하면, FIU는 동 금융거래정보를 분석해 3.수사〃 조사기관에 제공
*수사〃조사기관은 금융거래정보를 통해 불법재산을 효과적으로 추적할 수 있어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범죄가 효과적으로 억제될 수 있음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