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개발사인 애플의 팀쿡(57) 최고경영자(CEO)가 스마트폰이 어린이에게 미치는 폐해를 경계하고 나섰다.
21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쿡 대표는 지난 19일 영국 에섹스 할로우 칼리지를 방문해 “나한테 자식이 없지만 경계선을 그어주는 조카는 한 명 있다”며 “내가 애들에게 허락하지 않을 것들이 있는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쓰는 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쿡 대표는 어린이들의 학교 밖 생활에 애플사가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이 같은 얘기를 꺼냈다.
최근 애플 투자자들은 어린이들이 스마트폰 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애플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달 초 애플은 성명을 통해 자사가 생산하는 제품이 어린이들을 포함한 이용자들에게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심사숙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린이들을 보호할 책임감을 심각하게 짊어지고 iOS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기기들에 부모들이 견고한 통제를 가할 수 있는 장치를 장차 고안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쿡 대표는 스마트폰 중독뿐만 아니라 기술만능주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털어놓았다.
그는 “나는 기술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며 “줄기차게 항상 기술을 사용하면 성공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쿡 대표는 컴퓨터를 활용하는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서도 기술이 항상 지배적이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얘기하고 이해하고 싶은 개념들이 여전히 있기 마련”이라며 “문학 수업에서 기술을 쓰라고 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애플이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 과정을 제공하는 유럽 70개 기관 가운데 한 곳에서 열렸다.
쿡 대표는 생활 속에 파고드는 기술의 일부 면면을 경계했으나 코딩교육에는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는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외국어보다 코딩을 배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며 “내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알지만, 코딩은 70억 세계인과 대화할 수 있는 지구촌 언어”라고 말했다.
쿡 대표는 애플사의 창업자로 스마트폰을 세상에 내놓은 스티브 잡스가 2011년 사망한 뒤 이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