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 홀로 선 장비 3인방 잘나가네

'주성엔지니어링·한미반도체·테크윙.'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와 거래가 없는 장비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삼성과 거래가 끊어졌다. 거래 결별 당시 우려에도 불구하고 고객사와 주력 장비군을 확대하면서 꾸준하게 회사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장비 업계 전반적인 호황 덕이 컸지만 이들은 근본 경쟁력을 키워 고객사를 다변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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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엔지니어링은 삼성을 제외한 대부분 반도체 디스플레이 대기업과 거래하고 있다.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가 최대 고객사다. SK하이닉스 D램 생산 공정에서 일부 중요한 증착 장비는 대부분 주성엔지니어링 제품이 쓰일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올해 작년 대비 10%가량 성장한 약 3000억원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한다.

테스트, 패키징 등 후공정 장비업체 한미반도체와 테크윙은 올해 사상 최고 실적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두 업체는 삼성전자 장비 자회사 세메스와 특허 소송을 벌이거나, 사업군이 중복된다는 이유로 이미 수년 전부터 삼성과 거래가 없다.

한미반도체는 6세대 뉴 비전 플레이스먼트 장비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올해 2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미반도체 비전 플레이스먼트 장비는 웨이퍼에서 절단된 반도체 패키지 세척, 건조, 검사, 선별 공정을 수행한다. 이 장비 분야에서 한미반도체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다. 현재까지 여러 반도체 제조사에 2000대 이상을 판매했다. ASE, SPIL, 앰코, JECT, PTI 등 세계 외주반도체테스트패키징(OSAT) 업체 빅5가 한미반도체 장비를 쓴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우리와 거래하는 해외 업체 총 숫자는 280여곳에 이른다”면서 “회사 매출에서 해외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테스트 장비에 탑재되는 핸들러 전문업체인 테크윙은 칩 레벨 장비에서 시작해 모듈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테스트 장비용 핸들러를 상용화하며 제품군을 다변화했다. 기타 부품류 판매도 늘었다. 자회사 이엔씨테크놀로지를 통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검사 장비 시장도 진출했다. 삼성과는 거래를 하지 않지만 SK하이닉스, 웨스턴디지털(샌디스크), 마이크론 등 세계 대부분 메모리 업체와 거래 관계를 텄다. 올해 작년보다 55% 이상 성장한 2200억원 매출을 올릴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장비 업계의 평균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비 투입 비율은 낮은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는 반면에, 세 업체는 두 자릿수 혹은 높은 한 자릿수로 그 비율이 높다”면서 “R&D 기술 경쟁력을 키우고 해외 시장을 개척하면 일부 대형 고객사 종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세 회사가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과 거래가 끊어지고 고객사 다변화에 실패한 일부 업체는 회사가 없어지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비 업체 피에스티는 2014년 회사가 공중분해됐다. 후공정 장비 업체 미래산업은 계속된 적자로 위기에 내몰려 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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