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립모리스 '아이코스'와 BAT코리아 '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비발화 가열 전자담배)에 일반 담배와 동일한 세율을 담뱃세를 부과하는 법안이 국회 처리를 앞두고 있어 증세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2015년 1월 담뱃세 인상 당시 논란이 일었던 서민증세 논란이 다시금 불 붙을 전망이다.
21일 국회와 담배업계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17일 8월 임시국회 조세소위원회에서 논의할 안건에 대해 개별소비세법은 제외하기로 합의했음에도 21일 돌연 22일 개최 될 조세소위에 개별소비세법 안건 추가를 논의중이다.
배경에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일반 담배 수준으로 세금을 인상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한 김광림 의원이 여당 더불어민주당과 관계 부처 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행정안전부 등에 증세를 강력히 요구하고 정부가 이에 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증세 당위성'을 설파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다만 조세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기획재정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 추경호 의원은 이번 조세소위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예산안 등 시급한 현안만 처리한 뒤 차후 소위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앞서 김광림 의원은 지난 6월 아이코스와 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 일반담배와 동일한 세금을 물리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별소비세법,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개정안 제안이유서에 대해 “궐련형 전자담배에 포함된 연초고형물의 무게(6g)를 기준으로 일반담배와 동일한 세금 및 부과금을 과세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같은 개정안은 특정 제품인 아이코스를 겨냥한 것으로 이같은 증세는 무역상 통상마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한 2015년 담뱃세 인상 당시 정부는 국민건강을 저해시키는 제품이기 때문에 개별소비세를 신설, 부과한다고 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연초담배에 비해 인체에 미치는 해가 적다고 보는 연구가 많은 상황에서 일반담배와 동인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세수 증대만을 고려한 측면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가 8월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물질 측정 검사에 들어갔음에도 해당 결과를 참고하지 않고 서둘러 세금 인상에만 급급했다는 비난을 면치 어려울 전망이다.
2015년 박근혜 정부가 금연 정책으로 국민건강증진을 내세워 담뱃세를 2000원 인상했지만 세수만 크게 늘었을 뿐 금연 효과는 미미했고 '증세 꼼수'라는 꼬리표만 달린 상황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증세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중론이다.

궐련형 전자담뱃세가 인상될 경우 필립모리스의 히츠와 BAT코리아 네오스틱 가격도 오를 예정이다. 일반 궐련담배에 비해 제조원가가 2배가량 높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담뱃세가 일반담배와 동일한 세금으로 인상 될 경우 6000원 내외에 판매될 전망이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기존 g당 88원이던 담배소비세는 20개피당 1007원으로 변경되고 g당 73원이던 건강증진부담금은 841원, 21원이던 개별소비세는 594원으로 변경된다. g당으로 부과되던 세금이 20개피(1갑)로 부과되는 것이 주된 골자이며 갑당 인상되는 세금은 '히츠'를 기준할 경우 지방세 479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403원, 개별소비세 468원으로 총 1350원 세금이 인상된다. 현재 부과되고 있는 세금에 약 2배 수준이다.
외국 사례와 비교하면 역차별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궐련담배로 분류된 국가가 없기 때문이다. 증기를 이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담배 또는 파이프 담배, 기타로 정했다. 국가별 세금 역시 영국의 경우 일반 담배 대비 12% 수준으로 가장 낮고, 오스트리아가 55%로 가장 높다. 이 밖에 네덜란드 16%, 크로아티아 30%, 이탈리아 47%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유해성이 저감된 전혀 다른 형태의 담배를 세계적으로 한국에서만 일반 담배와 같은 세금을 부과하려 한다”며 “실제 해외에서는 일반담배 대비 12~55% 수준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지난달 28일 담배 규제 정책에 대해 일반담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대신 전자담배 등 흡연자들 위험성이 낮은 대체제품으로 전환해 공중보건을 향상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어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담배규제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유해한 일반 담배에 비해 비교적 덜 유해한 궐련형 전자담배가 대체제로 자리잡고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금연 정책에 맞게 보다 덜 헤로운 담배 만들고 경쟁해야 할 시점에 국회가 더 유해한 일반 담배를 국민들에게 권하는 셈으로 시대에 뒤떨어지는 역행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