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공 와이파이 공약 시금석 삼아야

문재인 정부가 통신비 절감을 목표로 공공 와이파이를 구축한다. 공공 와이파이 접속장치(AP)를 버스와 학교에 각각 5만개, 15만개 등 총 20만개를 설치한다는 계획이 실행되는 것이다.

우선 버스 2만대부터 시작한다. 정부가 공공 와이파이 확대를 신속하게 이행하기 위해 나름대로 선택한 결과다. 예산 확정과 사업자 선정 등 소정의 절차가 완료되면 내년부터 버스에서 무료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데이터 사용이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버스 공공 와이파이가 통신비 절감에 기여할 개연성은 짙다.

이에 앞서 공공 와이파이 계획이 발표되자 학교와 버스는 투자 대비 효율성과 운영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효율성이 낮고 운영이 부담되는 학교와 버스 대신 공공시설 등에 공공 와이파이를 설치하는 게 낫다는 대안도 거론됐다.

전후 사정이야 어찌됐든 전국 2만대 버스를 시작으로 공공 와이파이 구축 사업은 확대된다. 국민이 체감하는 통신비 인하 효과가 정부 기대치와 같을지는 미지수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동영상 등 대용량 데이터 사용이 늘면서 이용자 대부분이 속도가 느린 와이파이 대신 모바일 데이터 사용을 선호하고 있다. 공공 와이파이가 확대된다 해도 이 같은 사용 방식이 바뀔 지는 장담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버스를 공공 와이파이 정책의 시금석으로 삼아야 한다. 투자 대비 효율성은 물론 이용자의 가계 통신비 절감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정확하게, 가감없이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정부의 기대처럼 가계 통신비 절감에 일조하고 나아가 정보 격차 해소에도 효과가 드러나면 눈치 볼 필요없이 계획대로 추진하면 된다.

이와 반대로 투자 대비 효과가 저조하고 이용자 반응이 기대치 이하라면 공공 와이파이 전략을 수정하는 변곡점으로 활용해야 한다. 자칫 대통령 공약이라고 무조건 해야 한다는 경직된 사고를 고수한다면 공공 와이파이 정책의 결론은 불을 보는 것과 같다.

Photo Image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