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기로에 선 창조경제혁신센터…어떤 역할 맡을까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기로를 맞았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박근혜 정부 창업 활성화 정책의 구심점이었지만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도 많았다. 기존 시설과 체계에 어떤 변화와 역할 조정이 주어질지 관심사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창업과 벤처 경제' 중요성은 지속되는 만큼 계승될 것은 계승돼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직전 정부 간판 정책기조였던 '창조경제' 앞날에 관가와 업계 관심이 쏠렸다. 전국에 설치한 18개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조직과 시설 유지 여부 재검토, 역할 재정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2014년 운영을 시작한 창업기업 육성 시설이다. 17개 시, 도 18개 센터를 지역자치단체와 정부, 대기업이 협업해 지원하고 있다. 신기술 기반 창업 기업을 발굴, 지원하고 사업화, 아이디어 실증, 판로 개척을 돕는 게 주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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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 현황(그림=창조경제혁신센터)

IT·전자·섬유(대구), 태양광에너지(충남), IoT·게임·핀테크(경기), 자동차·수소연료전지(광주) 등 지역 특화 산업군을 선정했다. 대기업 역량을 활용해 산업군별 창업을 장려하고 중소기업 혁신 생태계를 만드는 게 목표다.

문제는 이같은 역할이 기존 창업지원 시설이나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전국 17개 지역에 산재한 테크노파크(TP)와 자주 비교된다. TP 역시 기업, 대학, 중앙정부 네트워크로 운영되는 특화 산업단지다. 벤처기업 성장에 필요한 공간과 시설, 산학연 네트워크를 지원한다.

이 때문에 창조경제혁신센터와 TP 역할이 중복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전담 대기업 참여는 차별점이었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졌는지에는 의견이 갈린다. 게다가 창조경제 사업에 국정농단 세력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각 기업 입장도 난처해졌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역시 '창업 국가 건설'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혁신센터 역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견도 많다.

문재인 캠프는 선거 기간 동안 창업 지원 확대, 1인 제조 기업 지원을 약속했다. 지역에 산재한 자원과 장비를 활용해 청년 창업가가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지역 내 창작공간을 연계한 지역 거점 구축도 제안했다.

이같은 공약을 실현하려면 짧은 기간 적지 않은 성과를 낸 혁신센터 역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1월 20일 기준 1713개 창업기업을 육성하고 2547명 신규 채용을 달성하는 등 성과를 냈다. 2만2994건 멘토링·컨설팅을 수행하고 1만6405건 시제품을 제작했다.

다만 혁신센터 역할을 재정립하고 차별성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존 창업 지원 시설이 물리적 지원, 보육 위주였다면 혁신센터는 '중개소' 역할을 강화하자는 얘기다.시설, 공간 외에 특허와 지식재산(IP) 관리, 투자, 마케팅을 중개할 '허브' 역할을 혁신센터가 맡을 수 있다.

나노 기술, 인공지능(AI), 바이오 같은 신산업 기반 스타트업을 발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기업 성장 주기보다 유망 신산업 위주로 기업 지원 생태계를 꾸린 혁신센터 체계가 유리하다.

한 정부 관계자는 “시장, 기술 환경 변화에 따라 1개 기관, 기업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드는 만큼 '연결'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기존보다 ICT와 첨단 기술에 특화해 운용된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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