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인도 기업을 대신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장을 지어 주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인도 경제와 연관이 있다. KOTRA에 따르면 인도는 전자제품 수요 65%를 수입에 의존할 정도로 정보통신기술(ICT) 생산 역량이 부족하다. 인도 정부는 이에 전자·전기기기 가운데 전자 설계와 제조(ESDM) 부문 육성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인도 ESDM 산업 생산액은 2015년 942억달러로 추정되는 가운데 2011~2015년 연평균 9.88% 성장했다.
인도는 LCD 산업 육성을 희망하고 있다. 실제 정부 차원에서 LCD 산업 기반을 유치하고 전문 연구 인력을 양성하는 등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인도전기전자산업협회는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에 연구 인력 교류와 기술 연구 등을 위한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현재 디스플레이 전문 연구 인력이 부족한 만큼 장기적 인력 양성을 시작한 것이다. 특히 TV의 경우 아직 브라운관 모델이 대부분이다. LCD TV가 막 보급되기 시작,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선진국 TV 보급률이 100%인 데 비해 인도는 아직 70% 수준에 머물러 있다.
TV를 포함해 LCD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패널 제조가 필요한 실정이지만 인도는 경험과 인프라 부족으로 당장 공장을 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해외 지원을 찾았고, 가능성을 본 LG가 여기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로선 디스플레이 플랜트라는 신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고, 인도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다.
인도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TV, 생활가전 등 전자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중국을 잇는 신흥 시장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에 인도를 선점할 기회를 LG가 엿본 것이다.
업계는 인도가 중국을 잇는 새로운 거대 디스플레이 시장으로 꼽히고, 직접 LCD 생산 준비에 나선 만큼 시장을 선점하려는 관련 기업의 행보가 빨라질 것으로 봤다.
이와 함께 LG PRI가 처음 시도하는 디스플레이 플랜트 사업 성과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패널 제조사가 국내 기업의 생산 라인을 뜯어가 설치했지만 실제 운용을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있다”면서 “실제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처하는 경험과 전문 인력이 핵심인 만큼 LG PRI의 비즈니스 모델이 향후 어떤 파급 효과를 낳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실제 패널 생산에 필요한 인프라와 생태계가 부족한 만큼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패널을 생산하려면 패널 공장뿐만 아니라 유리, 소재, 부품 등을 모두 수급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인도에는 관련 인프라가 전혀 없어 장기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면서“전문 인력 파견 등 현실적 문제도 있어 실제 생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