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호황…현대차도 판매 회복세
국정 혼란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악재에도 국내 대표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뚜렷하다. 전자가 연초 최고 성적을 내고 있고, 자동차 시장도 개선 조짐을 보인다. 정치 등 외부 변수를 최소화하면 1분기의 좋은 출발을 기반으로 올해 내내 상승세를 이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
5일 전자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등 전자 기업이 역대급 1분기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1분기부터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이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보다 많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비수기인 1분기에 성수기인 4분기를 넘어서는 것은 이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조7088억원이다. 그러나 최근 보고서는 9조원을 훌쩍 넘을 것이란 예상이 압도한다. KB증권은 9조3000억원, IBK투자증권은 9조4000억원을 예상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산업의 호조로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에서 24년 만에 인텔을 끌어내리고 영업이익 1위에 올라설 전망”이라면서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1% 증가한 47조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 역시 반도체 호황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영업이익도 2조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수급이 양호하고 SK하이닉스 경쟁력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1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43% 증가한 2조1900억원, 올해 전체로는 6조9800억원이 예상된다”고 낙관했다.
지난해 4분기에 적자를 기록하며 시장에 충격을 준 LG전자도 1분기부터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 부진하던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가 적자폭을 줄이면서 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점쳐진다. 3월 말에 출시하는 전략 스마트폰 G6의 성과에 따라 2분기 이후 실적이 개선될 여지도 크다.
지난해 부진을 겪은 현대자동차도 다소 회복되는 모양새다. 올해 1월만 해도 현대자동차는 내수 판매량이 전년 대비 9.5% 감소했다. 2016년 1월은 2015년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로 대기 수요까지 선판매되면서 그야말로 내수 절벽을 겪던 시기다. 극도로 부진하던 지난해 1월보다 올해 판매량이 더 줄었다. 게다가 신형 그랜저가 1만대 이상 팔리는 성과 속에서 나온 성적이어서 위기감이 더했다.
부진 돌파를 위해 현대차는 스페셜 에디션 모델을 출시하고 현금 지원 이벤트를 포함한 강도 높은 마케팅을 펼치면서 2월에 제 페이스를 찾았다. 현대차는 2월 내수 시장에서 전년 대비 8.7% 증가한 총 5만3113대를 판매했다. 1월 대비 17.8% 늘었다. 해외 판매량은 해외 현지 생산 물량 증가로 0.3% 오른 28만8232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현지 전략 모델을 중심으로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 시장 판매 호조가 전체 해외 시장 판매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1~2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총 34만여대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각종 악재에도 대표 기업이 사업에서 성과를 내면서 올해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재계의 주요 기업에 정치 등 외부 변수만 줄면 고성장을 기대할 만하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자국 보호주의는 극복 대상이다. 국정 혼란 사태와 조기 대선 실시 여부 등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주요 기업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단위:억원, 자료:에프앤가이드)>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