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 산업혁명을 놓고 갑론을박이다. 조기 대통령 선거 실시가 유력해지면서 정치권까지 논의에 가세했다. 4차 산업혁명 전략과 비전이 차기 대권 주자의 핵심 공약으로 떠올랐다. 우리 산업의 명운을 둘러싼 치열한 고민이 많아졌다는 점에서 반갑다.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소재·부품 같은 기반 기술과 하드웨어(HW) 경쟁력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공장 기계, 생활 속 제품에 지능과 학습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자동차, 사물인터넷(IoT)을 대표로 들 수 있다.
이들 사례엔 공통점이 있다. 사물 스스로 정보를 모으고 상황을 판단해서 작동되거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때문에 학습 능력과 소프트웨어(SW)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된다. 그러나 이런 학습 능력은 센서와 칩 부품 같은 HW에서 시작된다.
소재·부품 시장에 더 빠른 고도화가 요구된다.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시장도 알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기업 간 치열한 경쟁과 인수합병(M&A)이 이를 증명한다.
아쉬운 것은 이 치열한 전장에서 우리나라 기업을 찾기가 힘들다는 사실이다. IoT 시장 개화와 함께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스마트센서 시장은 여전히 외국 기업이 주도한다.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쥔 디스플레이 분야도 원재료, 소재에선 외산 의존도가 높다.
한 부품사 임원은 “혁신 기술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하는 게 아니다”면서 “물밑에서 조금씩 발전해 온 소재·부품 기술이 한순간 혁신 제품을 탄생시킨다”고 강조했다. 그는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제품이 하나 등장하려면 수 년 동안의 소재 혁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혁명`이라는 말을 오해하지 말자는 조언이다. 혁명은 어느 순간 갑자기 불어 닥치는 게 아니다. 소재·부품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축적된 기술이 혁명을 이끈다. 이를 간과한 4차 산업혁명 전략은 겉포장에만 치중할 우려가 있다. 내실 있는 혁명을 준비하려면 지금이라도 보이지 않는 곳에 대한 집중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