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2017 TV 패러다임, 다시 `화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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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QLED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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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LG 시그니처 올레드 W`

2017년 TV 시장에서는 제품 핵심 성능인 `화질`이 경쟁 포인트로 떠올랐다. 최고 화질을 놓고 진화된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삼성전자 `QLED TV`와 LG전자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경쟁한다. 그동안 커브드, 스마트 기능, 3D 등 다양한 경쟁 포인트가 있었다면 올해 다시 TV 본질인 화질로 돌아왔다.

서로 다른 두 디스플레이 기술은 최고 화질을 더 잘 나타내기 위해 새로운 개념도 활용한다. 밝기에 따른 미세한 색 표현 능력을 나타내는 `컬러 볼륨`, 화면 명암을 더 세밀하게 표현하는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HDR)` 등이 대표 개념이다. 각자 최고 화질이라고 강조하는 QLED와 OLED 대결에서 누가 승기를 잡을지 주목된다.

◇화질 기술이 핵심 경쟁 포인트

글로벌 TV 시장 1, 2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2015년부터 서로 다른 길을 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TV, LG전자는 OLED 기술을 활용한 TV에 각각 집중했다.

지난해까지는 올레드 TV를 앞세운 LG전자가 화질에서 우위를 점했다. 미국 소비자 매체 컨슈머리포트는 TV 평가에서 LG전자 올레드 TV에 2년 연속 최고점을 부여했다.

삼성전자 퀀텀닷 TV는 올레드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 컨슈머리포트뿐만 아니라 대부분 평가에서 올레드에 밀렸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퀀텀닷 기술 업그레이드를 지속하면서 화질 경쟁을 계속했다. 지난해에는 색 재현력과 발광 효율을 높인 2세대 퀀텀닷 TV를 선보였다. 2017년형 신제품은 퀀텀닷 입자에 메탈을 적용하는 새로운 기술로 또 한 번 업그레이드하고 QLED TV라는 이름을 붙였다.

QLED TV는 미국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콘텐츠 제작 기준인 DCI-P3 색 영역을 정확하게 구현한다. 좀 더 세밀한 기준인 컬러 볼륨도 세계 최초로 100% 구현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서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2017년에는 QLED가 TV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면서 “QLED TV는 초고화질 시청 경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HDR 구현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이제 TV 시장에서 더 이상의 화질 경쟁은 무의미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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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이 `Q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LG전자는 올레드 TV로 최고화질 자리 수성을 자신한다. 올레드 TV는 백라이트 없이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현존하는 TV 가운데 자연색에 가장 가까운 색을 표현해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빛을 끌 수 있어 완벽한 블랙 구현에도 강점이다.

CES 2017에서 권봉석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부사장)은 “LG전자 올레드 TV는 거의 모든 평가, 특히 컨슈머리포트에서 상위권 모두 올레드 TV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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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올해 선보인 벽지처럼 얇은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

◇HDR 넘어 컬러볼륨 등 신개념도 등장

삼성전자는 QLED TV를 설명하며 컬러 볼륨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컬러 볼륨은 밝기에 따른 미세한 색 차이를 표현하는 능력이다. 마치 인상파 미술 작품처럼 빛에 따라 순간순간 달라지는 색을 얼마나 세밀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컬러 볼륨 수치가 정해진다. 삼성전자는 QLED TV가 컬러 볼륨을 100% 구현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눈으로 나뭇잎을 볼 때 빛에 따라 연두색부터 짙은 녹색까지 다양한 색채로 보인다. QLED TV는 기존의 2차원 색 좌표에서 구분하기 힘든 이런 미세한 차이를 표현한다. 블랙 표현 수준도 한 단계 높였다.

LG전자도 올레드 TV에 색채 기술을 더했다. 2017년형 올레드 TV에 테크니컬러가 개발한 색채 기술을 적용했다. 테크니컬러 색채 기술은 할리우드 영화의 70% 이상이 사용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는다. 창작자가 의도한 바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다양한 규격의 HDR 영상 지원도 올레드 TV의 강점이다. LG 울트라 올레드 TV는 돌비비전, HDR 10, HLG 등 다양한 HDR 규격을 지원한다. `HDR 효과`도 지원, HDR 콘텐츠가 아닌 일반 콘텐츠도 생동감 넘치게 볼 수 있다.

◇가격과 마케팅도 관건

삼성전자는 2017년형 TV를 선보이며 지난해까지 사용하던 `SUHD`를 배제했다. 퀀텀닷 기술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QLED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이름을 버리고 새 이름을 선택하는 것에는 위험 부담이 따른다. 이제 마케팅 역량으로 QLED가 소비자에게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서 올해는 양사가 펼칠 마케팅 경쟁도 어느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도 새로운 경쟁 국면을 만드는 변수의 하나다. 지난해까지 올레드 TV가 대중화에 약점을 보인 이유는 다소 높은 가격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OLED 패널 가격이 떨어지면서 제품 단가를 낮출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지키면서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는 가격 책정이 관건이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