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초고속 주행 차량에서 일반 스마트폰보다 50배가량 빠른 5G 통신에 성공했다. 자율주행차와 고성능 커넥티드카 상용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SK텔레콤은 에릭슨·BMW그룹코리아와 시속 170㎞ 초고속 주행환경에서 3.6Gbps 속도로 통신했다고 7일 밝혔다.
3사는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 5세대(5G) 이동통신 시험망에서 실험에 성공했다. 3.6Gbps는 일반 롱텀에벌루션(LTE·최고 75Mbps)보다 48배 빠른 속도다.
지난해 11월 3사가 선보인 커넥티드카가 5G 시험망과 `연동`에 중점을 뒀다면, 이 실험은 실제 고속 주행차량과 통신 `속도`에 초점을 맞췄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고정 물체가 아니라 시속 170㎞로 달리는 초고속 차량에서 5G 속도를 충족한 것은 세계 최초”라면서 “차량 탑승자 안전을 위해 주변 상황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아야 하는 자율주행차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초고속 주행 차량에서 3.6Gbps 통신이 가능하면 영상인식, 차량통신(V2X) 기술이 한층 정교해질 수 있다. 신호등, CCTV, 돌발상황 등 대용량 교통정보를 실시간 주고받아 안전한 주행이 가능해진다.
초고화질(UHD) 영상이나 가상현실(VR) 영상, 3차원(3D) 입체영상 등 고화질·대용량 미디어 서비스도 즐길 수 있다.
SK텔레콤은 BMW드라이빙센터 2.6㎞ 트랙에 설치한 5G 시험망에서 28㎓ 고주파 대역을 활용해 실험했다.
고주파 대역은 데이터 전송속도는 빠르지만, 전파 직진성이 강해 장애물을 피하기 어렵고 전달거리도 짧다.
단점 해결을 위해 `빔포밍`과 고속 `빔트래킹` 기술을 사용했다.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통신 단말을 포착해 그곳에만 전파를 발사해주는 게 핵심이다. 무대에서 한 배우에게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것과 비슷하다. 5G 상용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이 기술은 빠르게 움직이는 대중교통이나 드론, 로봇 등에도 활용할 수 있어 다양한 5G 서비스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고속버스에서 실시간 VR콘텐츠 시청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초고속 주행환경에서 5G 통신이 성공한 만큼 SK텔레콤 `NEW ICT 산업 육성계획`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집중 투자를 선언한 NEW ICT생태계 영역에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를 포함했다.
박진효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은 “SK텔레콤이 선보인 혁신적인 5G 기술은 미래형 스마트카로 불리는 `커넥티드카`는 물론 5G 관련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글로벌 주요 사업자와 세계 최초 5G 시범서비스 및 상용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