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공급 달려서...저세대 노후팹 중단 앞두고 변화 기류

패널 제조사가 노후 저세대 생산라인 가동 중단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당초 올 상반기로 예상했던 저세대 노후 라인 가동 중단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않고 있다. 작년 말부터 2세대(P2), 3세대(P3), 4세대(P4) 라인 가동률을 낮추고 가동 중단을 준비해왔다. 6세대 P6 라인은 일부에 한해 가동을 중단하는 대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환하거나 유휴 공간을 활용해 OLED를 추가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Photo Image
LG디스플레이 구미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업계는 1분기 중으로 LG디스플레이가 P2와 P3 가동을 완전히 중단하고 P4와 5세대 P5 라인 일부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플렉시블 OLED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 저세대 노후 라인을 활용하고 있다. 경쟁사에 비해 생산능력이 적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면 기존 라인을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대형과 중소형 LCD 모두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 가동 중단을 고심하고 있다. 가동 중단을 앞둔 라인 대부분이 8세대 미만 저세대지만 대형 TV 패널 공급이 부족해져 기존 저세대 IT패널 라인까지 활용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LCD 사업은 LG디스플레이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 LCD 사업에서 최대한 수익을 내야 미래 사업에도 투자할 수 있다. 공급 부족 때문에 통상적인 비수기와 비교해 패널 수요가 상당하다.

작년 말 삼성디스플레이가 7세대 L7-1 라인을 예정대로 가동 중단한 것이 시장 공급 부족을 심화시킨 것도 영향을 끼쳤다. 중소형 OLED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가 7세대 라인을 해체한 이후 샤프가 삼성전자에 갑작스럽게 패널 공급 중단을 통보하면서 수급 상황이 더 나빠졌다.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7세대 라인 해체를 좀 더 늦췄더라면 삼성전자가 이렇게까지 심각한 영향은 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라인 가동 중단 효과가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을 봤기에 좀 더 조심스럽게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Photo Image
삼성디스플레이 천안 캠퍼스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도 5세대 L6 라인에서 계속 LCD 패널을 생산한다는 기본 방침에 변화가 없다.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2분기 중 L6 가동을 중단하고 중소형 OLED로 전환할 것으로 관측했다. L6 라인은 작년 초부터 가동 중단, 라인 매각 등에 대한 가능성이 시장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업계 한 전문가는 “L6 라인 가동 중단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L7-1 매각 후 대형 패널 수급이 나빠져 중소형 패널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당분간 공급 부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L6 가동 중단 가능성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