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DI가 헝가리에 '46파이(지름 46㎜)' 원통형 배터리 라인 투자를 추진한다. 삼성SDI가 해외 46파이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건 처음으로, 유럽 전략 고객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30일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SDI는 헝가리 공장에 46파이 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내년 중순부터 헝가리 공장에 설비를 반입할 계획으로, 올해 2분기 장비 공급사 선정 이후 하반기 발주할 예정이다.
설비 구축과 시험 가동 등을 감안하면 헝가리에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를 본격 양산하는 건 2027년 이후로 예상된다.
헝가리 공장에는 46파이 2개 라인이 구축될 방침이다. 라인 수를 바탕으로 금액을 추산했을 때 투자 규모는 수천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46파이는 기존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인 2170(지름 21㎜·높이 70㎜) 대비 에너지 용량과 출력이 5배 이상 향상된 차세대 제품이다.
삼성SDI는 46파이 전용 라인을 천안 공장(M라인)에 갖췄는데, 유럽 고객사 대응을 위해 헝가리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유럽 전략 고객사와의 공급 계약이 주목된다. 삼성SDI는 그동안 유럽 핵심 고객사와 46파이 배터리 탑재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와 46파이 배터리 공급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투자 설명회를 개최할 정도로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는 건 협의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진전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고객사와 인접한 곳에서 배터리를 생산, 납품받을 수 있어야 공급망이 안정화되는데, 전략 고객사 주문에 삼성SDI가 헝가리 투자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삼성SDI가 46파이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시장 선점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는 테슬라를 시작으로, 리비안과 벤츠 등이 탑재를 시작하면서 배터리 업계가 양산을 준비 중이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