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년에 선보일 아이폰에 국내 부품업체들이 만든 연성회로기판(FPCB)이 들어간다. 정치·경제 상황으로 나라가 어수선한 가운데 들려온 반가운 소식이다. 애플이 세계 시장에서 판매하는 아이폰은 연간 2억대가 넘는다. 2016년 회기(2015년 10월~2016년 9월)에도 애플은 아이폰을 2억1100만대나 팔았다. 내년은 아이폰이 시장에 나온지 10년이 된다. 이 때문에 애플은 내년에 더욱더 아이폰 디자인 혁신과 성능 향상을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에 처음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하는 것도 이 가운데 하나다.
애플이 심혈을 기울이는 만큼 내년 아이폰 시장 반응도 클 것이다. 벌써부터 애플 전문가와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아이폰이 전례 없는 교체 수요를 기록하며 판매 대박이 나는 슈퍼사이클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차기 아이폰 대박은 지난 2~3년 동안 힘겨운 시기를 보낸 국내 FPCB 업체들에 청신호임이 분명하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 등 여러 악재로 고생한 가운데 간만에 새로운 도약 기회를 잡게 됐다. 국내 부품업체들이 애플 파트너로 선정된 이유는 간단하다.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FPCB는 소형 및 경량화가 가능한 제품이다. 부가가치도 높다. 인터플렉스, 비에이치 등 애플의 차기 아이폰에 FPCB를 공급할 국내 업체들은 FPCB 전문 기업이다. 오랫동안 이 분야에서 기술력을 쌓아 왔다. 여기에 OLED용 제품을 생산한 경험도 있다. 이런 기술과 경험이 애플의 마음을 샀다. 우리 업체가 주의할 점도 있다. 차세대 아이폰에 OLED가 처음으로 들어가는 만큼 완벽한 품질을 갖춰야 한다. 처음 적용하는 부품이다 보니 자칫 품질 이슈가 생길 수 있다. 이런 일은 절대 발생하면 안 된다. 국내 FPCB 업체의 차세대 아이폰 공급 건은 기술 경쟁력을 갖춰야 냉혹한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