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통신 패권을 둘러싼 SK텔레콤과 KT의 혈투가 시작됐다. `초고속 해상무선통신(LTE-M) 시험망 구축 사업`에 나란히 출사표를 던졌다.
본 사업에 절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고, 200조원 규모의 세계 이내비게이션(e-Navigation) 시장 진출 교두보라는 점에서 양사의 각오가 비장하다.
27일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와 조달청에 따르면 LTE-M 시험망 구축사업 입찰 마감 결과 SK텔레콤과 KT가 참여했다. 승자는 다음 달 2일 가려진다. LG유플러스는 시범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LTE-M은 LTE를 해양 환경에 맞춰 100㎞ 이상 도달할 수 있도록 개량한 통신 기술이다. 선박 안전을 위한 한국형 이내비게이션의 핵심 통신망이다. 시험망 구축은 강릉항, 부산항, 목포항에서 24억원 소규모로 추진된다.
LTE-M 시험망은 이내비게이션 통신 베스트베드로 활용된다. 시스템 구축·운영사가 경험과 데이터 확보 면에서 유리하다. 시험망 사업자는 내년부터 4년 동안 1300억원 규모로 추진될 본사업 `셀 플래닝(설계)`도 담당한다. 셀 플래닝은 통신망 사업의 핵심이다. 본사업 제안요청서(RFP)의 근간이기 때문에 본사업 수주 가능성이 농후하다.
본사업을 수주하면 세계 이내비게이션 시장 진출을 노릴 수 있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2019년부터 이내비게이션을 도입키로 했다. 해상 인터넷과 장비를 비롯한 관련 산업 규모가 200조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통신 기술로 LTE를 쓰는 것은 우리가 처음이어서 경쟁력도 충분하다. 이미 국제표준화 제안 작업도 시작됐다.
통신사 관계자는 “시험망 구축을 발판삼아 본사업을 수주하면 선박 8만대에 라우터를 장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서 “시험망 자체는 큰 규모가 아니지만 이어질 사업과 해외 진출까지 고려하면 차세대 먹거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험망 구축 사업자는 내년 2월까지 4개월 동안 3개 항구에 LTE-M 기지국을 설치하고 전용망을 구성한다. 통신 범위(기지국에서 100㎞), 전송 속도, 데이터 통신을 비롯한 통신 품질을 시험한다. 재난안전통신망, 철도통합망(LTE-R)과 전파 간섭 해소, 인접국 전파 월경 감경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이한진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사업단장은 “내년 2월 시험망 구축을 마치고, 하반기에 본사업을 착수할 계획”이라면서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사업 첫 걸음인 만큼 사업자 선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3G 시절부터 기업체에 해양 통신망을 제공해 왔다. LTE-M 관련 해양수산부 연구 과제(시범사업)를 수행, 기술력도 갖췄다. 해상 환경을 위한 세계 유일의 전파 모델링 역량을 내세운다.
KT는 해상에서 보편 역무 사업자 지위를 앞세웠다. 아날로그(초단파) 선박 통신 보편 서비스 사업자이며, 세계 해상조난안전시스템(GMDSS) 해상 응급재난통신사업자로서 정부에서 매년 80억원을 지원받는다. 이내비게이션에 필요한 `KT`와 `KT SAT` 위성 확보도 강점이다. 지난 75년 동안 해양선박 분야 무선통신 강자임을 강조한다.
<초고속 해상무선통신(LTE-M) 시험망 구축사업 개요>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