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시티가 해냈다. 차세대 네트워크라 불리지만 선뜻 도입하기 힘든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기술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앞으로 국내 SDN 시장이 커지는데 한몫할 주요 `레퍼런스`다.
유시티 데이터센터를 설계한 기술본부 담당자는 못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인천 지역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국산 솔루션으로 센터를 운영하고 싶었다.
유시티 데이터센터의 핵심 솔루션은 VM웨어, 델, 빅스위치, 뉴타닉스 등이 맡고 있다. 이 담당자는 “센터가 완성되기 1년 전부터 시장 조사를 했다”면서 “마땅한 국산 솔루션을 찾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SDN 관련 국산 기술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 SDN 업체가 플랫폼과 모니터링 솔루션을 선보였다. SDN컨트롤러 같은 기술은 해외에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SDN 환경을 꽃 피울 씨앗은 분명 존재하는 셈이다.
씨앗만으로는 싹이 트지 않는다. 토양이 필요하다. 외산 솔루션은 해외에서 신뢰성을 인정받고 국내 시장에 진입했다. 국산 SDN 기술도 시장에서 신뢰를 쌓으려면 호환성 등 성능을 평가할 테스트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은 SDN 개발업체가 혼자 힘으로 여러 네트워크 장비 업체와 호환성 검증을 하고 있다. 공급자에서만 테스트가 이뤄지는 상황이어서 실제 시장에 적용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 때 공공에서 문을 열어 준다면 어떨까. 실제 도입 이전의 여러 개념증명(PoC) 사업으로 국산 SDN 기술 신뢰성을 확보할 길을 열 수 있다.
서울시는 국산 정보통신기술(ICT) 장비를 시범 도입,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국산 서버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호환성 테스트도 진행한다. SDN 기술도 이런 테스트베드를 활용해 시장 신뢰를 쌓는다면 외산 솔루션으로만 데이터센터를 구축해야 하는 관리자의 고민도 덜어 줄 수 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