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탑재한 노트북이 상용화됐지만 OLED에 좀더 최적화한 성능을 구현해야 대중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노트북 사용 환경에서 발생하는 OLED 패널 성능 한계를 극복하고 칩, 소프트웨어 등 전체 생태계를 활성화해 OLED PC 시장을 성장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파라다이스포인트 리조트에서 개막한 `OLED 월드 서밋 2016`에서는 OLED PC 시장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올해 삼성전자, HP, 레노버, 델이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노트북을 출시했다. 대부분 고성능 프리미엄 제품군 중심으로 선보였다. 가격이 비싸고 전문가 시장을 겨냥한 탓에 대중화되지 않았지만 PC 시장에서 처음 OLED 노트북을 상용화한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업계 관심이 크다.
스마트폰과 달리 PC용 OLED는 높은 전력소모, 번인 현상으로 인한 낮은 패널 수명, 부족한 색 표현력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중소형 OLED에서 사용하는 RGB 방식은 개구율을 높이기 위한 전면발광(Top Emission) 구조여서 패널이 커질수록 배선에서 전압강하(IR Drop)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형 TV에서는 화이트 OLED(WOLED) 방식이 상용화됐다.
마이클 헤렌더 OTI 루미오닉스 대표는 OLED 패널을 탑재한 `갤럭시 탭프로S`와 `싱크패드 X1 요가`, IPS LCD 기반의 맥북 성능을 비교해 PC용 OLED 성능 문제를 분석했다.
헤렌더 대표는 노트북용 OLED가 IPS LCD보다 최대 전력 소모가 3배 높다고 분석했다. 100시간 정도 사용하면 눈에 띄게 번인 현상이 발생한다는 결과도 내놨다. 일반적으로 회사원이 하루 약 7시간 노트북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1년 이내 OLED 패널의 90% 이상에서 번인 현상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PC용 OLED 최대 밝기가 250~310니트(nits) 수준으로 IPS LCD가 구현하는 424니트보다 낮다는 분석도 제기했다. OLED가 깊은 블랙 색상 구현이 강점이지만 PC 사용 환경에서는 흰색 배경을 주로 사용한다. 완벽한 흰색을 구현하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클 헤렌더 대표는 “모바일과 달리 PC 환경에서 새롭게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다른 응용 시장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새로운 PC 환경에서 등장한 기술적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텔은 OLED를 사용하면 플렉시블, 롤러블 등 기존 형태를 탈피한 새로운 PC를 만들 수 있어 적극적으로 OLED PC 생태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 제이콥스 인텔 글로벌 공급 관리자는 “PC는 데스크톱,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패블릿, 웨어러블로 형태가 진화하면서 전체 시장 규모가 커졌다”며 “CPU 진화보다 PC 자체의 형태 변화가 시장 성장을 이끌었기에 사용자환경(UX)에 대한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3.3인치 QHD 노트북용 OLED 패널 이익률이 현재 5인치 풀HD와 비슷하지만 오는 2017년과 2018년에는 가장 이익률이 높은 스마트폰용 5.5인치 QHD에 이어 중소형 패널 시장 주류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 외에 LG디스플레이와 중국, 대만 패널 제조사가 가세하면 평균판매가격(ASP)이 빠르게 하락해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존 제이콥스 글로벌 공급 관리자는 “칩 제조사와 패널 제조사가 알고리즘 개발에 협력해야 전력, 소프트웨어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으며 전체 OLED 생태계와 PC OEM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샌디에이고(미국)=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