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하한 후 금리를 더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 속 추가 인하 시그널이 나올지 관심이다.
우리나라 가계부채 총액은 13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KB국민, 신한, 우리은행 등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7월에만 4조원 이상 늘었다. 초저금리 장기화로 촉발된 가계부채 급증이 금리 동결론에 힘을 싣는 이유다. 게다가 11조원 규모 추경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에서 금리인하를 논하기도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금리인하 시그널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한다. 금리인하에도 경기가 여전히 되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7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가 줄어, 19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다. 국내총생산(GDP)도 1분기 이어 2분기도 전분기 대비 0%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를 살리려면 통화 완화정책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014년 4월 취임 이래 5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내렸다. 경기회복 불씨를 살리기 위한 결정이었지만 부진한 경기를 살리지 못해 금리인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칫 저금리 행진에 따른 가계 빚만 늘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감마저 들게 할 정도다. 전통적 통화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지금 글로벌 시장은 `신 3저(달러 약세, 저유가, 저금리) 시대`다. 특히 저유가가 악재라고 하지만 달러 약세가 지속된다면 수출 등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다.
마지못해 금리를 내리는 정책으로 경기를 되살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가계 빚이 급증하면 소비를 위축시켜 경기침체 악순환을 유발한다. 통화나 재정을 통한 인위적 부양은 역효과가 있게 마련이다.
정부는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상대적으로 편한 길을 택하고픈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가시밭길이라도 구조조정 등 산업구조 개혁에 올인해야 한다. 무너진 경제를 살리려면 가시밭길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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