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결과가 공개됐다. 기획재정부는 16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116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2015년도 평가 결과를 심의·의결했다. `우수(A)` 등급은 20개(17.2%)가 나왔지만 전년에 이어 `탁월(S)` 등급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석유공사 등 자원 개발 3사는 2년 연속 D등급 이하를 받아 지난 정부의 해외 부실투자 후유증을 아직도 완전히 지우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평가 등급은 전반에 걸쳐 전년보다 올랐다. 부채비율이 줄어 재무건전성이 크게 개선됐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여기에 이행 실적과 경영 실적도 개선됐다는 게 공공기관운영위의 평가다. 결과대로라면 공기관(기업) 개혁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공기관 개혁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는 두고볼 일이다. 이번 공공기관 경영 평가에서 상임감사 및 감사위원 직무 평가가 처음으로 시행됐다. 평가 대상자 가운데 80점 이상인 `우수` 등급은 단 한 명도 없다. 임명 당시 보은 인사성 `낙하산 감사`로 꼽힌 Y씨와 K씨는 모두 60점 이하(미흡)를 받았다. 감사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감사들만의 얘기가 아니다. 낙하산 기관장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낙하산 인사의 폐해는 해당 기관의 위상 추락으로 끝나지 않는다. 자칫 국민의 혈세까지 투입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두 명의 낙하산 사장이 만든 경영 공백이 11개월이나 된다. `수하물 대란`으로 세계 1위를 위협받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의 감춰 온 부실 뒤에도 낙하산 부대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 표현했듯 낙하산 인사들은 하이에나와 다름없다. 자기의 주린 배를 채우느라 기관이나 기업의 발전은 남의 일일 뿐이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공공기관장은 80명이 넘는다. 총선에서 낙천·낙선한 인사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낙하산 파티`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낙하산 인사는 전문성과 자질이 부족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경영 부실로 이어지기 쉽다. 공공기관 평가에서 낙하산 인사가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이유다.
이번 공공기관의 경영 실적 결과를 보면 낙하산 인사가 망쳐 놓은 조직을 잘 추스려서 최고 등급을 받은 기관이 여럿 보인다. 해당 기관장은 성과급, 예산 증액 등 보상이 뒤따를 것이다. 그러나 임기 만료를 앞둔 기관장이라면 기회를 좀 더 주고 `공기관 개혁`의 모델로 삼아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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