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웨이 특허전쟁]화웨이 특허 공격, 애플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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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특허전쟁 서막을 알렸던 삼성과 애플간 특허 소송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미국 법원이 아이폰 디자인 특허 침해에 대해 “삼성이 애플에게 5억4800만달러를 즉각 배상하라”고 한 뒤 삼성이 상고를 올렸고 연방 대법원이 이를 수용했다. 잠금 해제·단어 자동완성 등 5개 특허에 대한 2차 소송도 삼성이 지급해야할 배상액 1억1900만달러, 애플 배상액 15만8400달러 판결이 나왔지만 두 회사 모두 불복하고 항소했다.

수억달러 돈이 오고가는 애플과 특허 전쟁과 달리 화웨이 소송에는 `배상액`이 빠졌다. 여러 나라에 동시에 진행했던 `판매가처분 금지` 요청도 없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화웨이의 `쇼`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특허 침해로 화웨이가 입은 금전적 피해에는 관심이 없다는 뜻이다. 글로벌시장에서 중국기업으로서 겪는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무마하려는 전략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실제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기업은 타국 기업에 특허 소송을 걸지 않는 게 일반적이었다. 오히려 중국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마다 발목 잡는 것이 특허다. 많은 중국 제품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미국 기술을 모방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샤오미 등 중국 대표기업이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진출하기 어려운 이유도 특허에 있다.

화웨이가 삼성전자와 특허 분쟁을 시작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중국기업이 안고 있는 `특허 리스크`를 탈피할 수 있게 됐다. 중국기업에게 특허로 문제 삼기 힘들다는 인식을 시장에 각인시켜준 셈이다. 특허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금전적 특허 공격보다는 전략적 공격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결국 중국기업이 얻을 것이 더 많다는 판단에서 특허 전쟁을 펼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반격으로 화웨이 특허가 무효가 되거나 특허 침해 사실이 없다는 판결이 나와도 화웨이에겐 이득이란 의미다. 삼성은 애플과 단순히 기업이 보유한 특허를 두고 싸웠다.

지금은 다르다. 화웨이 뒤에는 중국 시장이 있다. 세계 최대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을 볼모로 싸움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이강욱 IP노믹스 기자 wo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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