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스타트업과 기존 기업의 공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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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이후 정부의 자금 지원 및 규제 완화 등 체계를 갖춘 노력으로 청년 창업자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이들이 창업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은 빠른 의사결정과 거침없는 실행력으로 기존의 산업을 주도하고 있던 기업 자리를 조금씩 차지해 가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창업 3년 이하 벤처기업의 비중이 2012년 이후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은 준비 없는 창업으로 인해 단기간 폐업하는 기업이 늘었기 때문이다. 신생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고 이와 동시에 기존 기업도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해법은 뭘까.

기업은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했을 때 해당 가치는 가격과 교환돼 수익이 발생한다.

이때 가치는 고객의 삶에서 발견된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누면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에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하는 `비타민형 가치`, 고객 불편함을 해결해 주는 `페인킬러형 가치`가 있다.

신생 기업이 시장에 진입할 때는 인력과 물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페인킬러형 가치에 바탕을 두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기존 기업은 현재 제공하고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 가치를 더욱 발전시켜서 고객에게 비타민형 가치를 추가 제공, 진입 장벽을 높이고 고객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나이키가 경쟁사를 닌텐도라고 이야기했듯이 ICT가 발전함에 따라 업종 간 장벽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시장 환경에서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고객 가치 확장은 필수다. 기업은 고객에게 줄 가치 확장을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하고, 방향성은 고객 구매 과정을 따른다. 방향 우선순위는 기업 내부의 자원 현황과 외부의 사회·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아파트 매매를 알아보고 있다고 하자. 최초 정보 수집 단계에서는 온라인 포털을 이용할 수 있다. 이때 `신뢰`라는 가치가 중요하다. 온·오프라인 매물 확인 단계에서는 여러 부동산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때는 선택을 위한 `구색`과 `개인화` 가치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거래에서는 `가격`과 `편의성` 가치가 중요하다.

신뢰, 구색, 개인화, 가격, 편의성 가치 가운데 기업이 어느 한 가지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면 구매 과정 전후 단계에서 핵심 가치를 추가로 제공해 가치 사슬을 늘려 나가는 것이 고객 가치 확장이다.

실행 전략에서 신생 기업은 ICT를 활용한 신기술을 접목, 최소 자원으로 빠른 가치 확장이 있어야 시장에서 꾸준히 살아남을 수 있다. 내부 자원이 다소 풍부한 기존 기업은 해당 내부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기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휴먼 터치를 활용한 고객 생활 밀착형 플랫폼이 돼야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고 지속 성장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기업 경쟁력은 사회 책임 완수를 통한 가치에서 새롭게 창출된다. 경영의 대가 필립 코틀러는 “소비자 이성에 호소하던 1.0 시대와 감성·공감에 호소하던 2.0 시대에서 소비자 영혼에 호소하는 3.0 시대가 도래했다”며 공유가치 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업 활동 자체가 사회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경제 수익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중은행과 핀테크기업의 협력을 활용한 `금융배움터` 마련, ICT 기업과 스타트업이 협력한 `IT 꿈나무 육성` 프로젝트, 유통기업과 전통시장 상생을 도모한 `장난감 도서관` 운영 등 사회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활동을 `내재화`함으로써 이윤과 사회 가치 창출을 동시에 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기존 기업은 신생 기업을 경쟁자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협력자라는 인식 전환으로 `같이`의 가치를 실현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조현국 앞집 대표 ceo@aptz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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