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고민타파를 위한 아이디어]<69>경쟁사보다 튀려면 `역포지셔닝` 전략 이용하라

▲오늘의 고민

신림동에 헬스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나 사장. 한 블록 건너 하나씩 있는 헬스클럽과 차별화하기 위해 괜찮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를 시도했다. 다른 지역의 잘나가는 헬스클럽의 운동 클래스를 벤치마킹하고 멤버십 가격도 파격으로 낮춘 것이다. 그런데 때마침 주변의 다른 클럽도 비슷하게 전략을 바꾸는 것이 아닌가. 아무래도 사람의 머릿속이 다 거기서 거기인 모양인 듯하다. 비슷한 무리 속에서 우리 클럽만 차별화를 둘 수 있는 방법, 어디 없을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많은 기업이 `차별화`를 외치고 있다. 경쟁사로부터 확실한 차별화를 두기 위해 나 사장처럼 잘나가는 다른 곳을 벤치마킹하거나 무리해서라도 비용을 낮추는 등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사실 이런 것은 경쟁사도 생각할 수 있는 뻔한 방법이다. 이 때문에 튀려고 시도하면 할수록 경쟁사와 비슷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부닥치고 만다. 그럼 어떻게 해야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차별화 전략을 둘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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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미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저서인 `디퍼런트(Different)`에서 역포지셔닝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한 방법이라고 제안한다. 여기서 역포지셔닝 전략이란 경쟁 기업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축소하거나 없애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전략을 펼칠 수 있다고 하는데 사례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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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에 창업한 헬스클럽 `커브스(Curves)`. 경쟁사와 확실한 차별점을 두기 위해 이 전략을 사용했다. 바로 다른 헬스클럽이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을 축소한 것이다. 커브스는 로커룸, 샤워실, 사우나실 등 헬스클럽이라면 당연히 있는 것들을 없앴다. 다양한 운동기구까지도 과감히 포기했다. 단 8개의 운동기구만 배치한 것이다. 게다가 고객도 여성으로만 제한하고, 다른 헬스클럽의 1시간보다 짧은 30분 동안만 운동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다른 헬스클럽에 있는 당연한 것들을 없앰으로써 고객의 외면을 받지 않았을까. 아니다. 오히려 커브스 운영 방식은 좋은 시설에 대한 홍보로 식상해 하고 있던 고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여성 회원만 받는 덕분에 고객은 남자를 신경 쓸 필요 없이 편하게 운동할 수 있어 좋았다. 다양한 운동기구도, 사우나도 절대적인 것이 아니었으니 이 시설을 제외하니깐 가격도 저렴해져서 부담 없이 운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커브스는 세계 최대의 여성 전용 피트니스 프랜차이즈로 이름을 굳히며 다른 헬스클럽과는 확실히 다른 차별화 전략을 펼칠 수 있었다. 현재도 여전히 여성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세계 90개국에서 1만여개 프랜차이즈 점포를 운영할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게임회사 넥슨도 역포지셔닝으로 차별화한 레이싱 게임을 만들어 성공을 거뒀다. 당시 온라인 레이싱 게임 시장에서 게임회사는 어떻게 하면 더 현실감 있는 그래픽과 실제 자동차처럼 조작할 수 있는 정교한 조작법을 만들 수 있는지 고민했다. 그래서 새로 나오는 게임마다 영상과 조작법이 아주 우수했다. 모든 회사가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다 보니 고객의 관심을 확 끌어들이는 차별화한 게임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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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넥슨이 카트라이더라는 레이싱 게임을 출시했다. 경쟁사 게임과는 달리 화려한 그래픽을 없애고, 심플하고 귀여운 그래픽으로 정면 승부했다. 조작법 역시 마찬가지였다. 기존의 레이싱 게임은 차종부터 기어 변속까지 자동차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면 조작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옵션을 제공했지만 카트라이더는 단지 방향키와 단축키 두 개만으로 게임을 가능하게 했다. 게임 시간도 5분 미만으로 줄여서 모든 플레이어가 부담 없이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화려한 그래픽과 정교한 옵션을 버리고 모두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단순한 게임으로 만든 결과는 어땠을까. 카트라이더는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1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큰 화제를 모았고, 출시된 지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오늘의 아이디어

혹시 당신도 차별화한 전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커브스와 넥슨처럼 역포지셔닝 전략을 채택해 보는 것은 어떨까. 먼저 경쟁사가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그들이 집중하고 있는 것을 과감히 없애거나 줄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소홀히 여기고 있는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한다면 경쟁자가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확실한 차별화를 둘 수 있을 것이다.

정리=배윤정 IGM 글로벌 비즈킷 해외사업본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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