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이란 정상외교 후속 조치]朴대통령 "이란처럼 新시장 개척해야"

정부가 이란, 멕시코에서 거둔 경제 외교의 성과 결과물 만들기에 나섰다. 금융 지원, 시범사업, 네거티브 규제 적용, 전문가 양성 지원을 약속했다.

양해각서(MOU), 합의각서(MOA), 가계약 등 다양한 형태로 맺어진 협력 관계가 최종 계약이라는 열매를 얻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점을 인지한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이란·멕시코) 순방 성과가 우리 수출 회복과 경제 활력을 높이는 지속 가능한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며 외교 성과 확대를 위한 경제·산업계의 노력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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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5단체 초청 경제외교 성과확산을 위한 토론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재한 `경제5단체 초청, 경제외교 성과 확산을 위한 토론회`에서 “급변하는 무역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이번 이란, 멕시코 경제외교처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4면

지난 1~3일(현지시각)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으로 우리 기업은 이란 정부를 상대로 총 371억달러(약 42조원), 30개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66건의 MOU를 교환했다. 역대 최대의 경제 외교 성과다.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멕시코 공식 방문으로는 2008년 이후 중단된 한·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의 물꼬를 텄다. 인프라 사업부터 정보통신기술(ICT), 보건의료, 에너지신산업 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대규모 협력 MOU를 주고받았다. 멕시코와 이란 경제사절단에 우리 기업이 각각 144개, 236개 참여해 1대1 비즈니스 상담회에서 2900억원과 6100억원의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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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경제외교 성과확산 토론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는 동안 경제5단체장들이 경청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박 대통령은 “도행지이성(道行之而成)이란 옛말처럼 없던 길을 우리가 먼저 다니면서 만들어 가야 한다”면서 “수출 품목을 소비재 등으로 다양화하는 한편 각국의 비교우위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해외 투자도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해외 진출과 관련해 △중소·중견기업의 새로운 주역 역할 △에너지 신산업, 스마트 도시 등 새로운 수출 아이템 지속 발굴 △문화와 전자상거래 등 해외 진출 경로의 창조적 활용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유럽 금융위기 당시에 독일이 상대적으로 충격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두터운 중소·중견기업이 버텨 주었기 때문”이라면서 “앞으로 (외국 방문 시) 1대1 상담회가 중소기업 해외 진출의 명실상부한 교두보가 되도록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고, 산업부가 추진 중인 수출 초보 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성장 단계별 수출 지원 사업도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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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5단체장을 초청해 경제외교 성과확산을 위한 토론회를 주재했다. <청와대 제공>

박 대통령은 이날 준비된 모두 발언을 마친 뒤 “제가 한마디 더 하고 끝내겠다”면서 각종 위기 상황을 새로운 기회로 보는 인식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원고 없이 발언을 7분 더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우리 기업이 내수 또는 수출만 생각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 됐다”면서 “우리 기업인이 내수나 수출을 구별하지 말고 최고로 좋은 것을 만들면 내수고 수출이고 시장이 열린다. 그런 마인드로 도전을 한다면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부 역할로는 △정책금융 지원 △네거티브 규제 추진 △산업 생태계 조성 △신기술·시장 정보 제공 등을 언급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경제5단체장, 이란·멕시코 경제사절단 참여 기업,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KOTRA,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