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울산 LFP 라인 공급망 윤곽…원가경쟁력 확보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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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울산사업장 전경.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울산에 구축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라인 공급망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LFP가 중국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배터리인 만큼 원가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장비사인 우원기술과 엠오티, 중국 항커커지 등이 삼성SDI와 구매의향서(LOI)를 체결하고 LFP용 배터리 장비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9월부터 울산 사업장에 LFP 마더라인 구축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는데, 장비 공급사 선정을 마치며 2026년 양산 준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배터리는 크게 전극·조립·활성화 공정을 거치며 제조가 이뤄진다. 기존과 달리 삼성SDI LFP 라인에서 변화가 생기는 곳은 조립공정 쪽이다. 양·음극판을 배터리 모양에 맞게 자르고 적층하는 노칭과 스태킹 장비는 우원기술이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원기술은 SK온 핵심 협력사다. 우원기술은 LFP를 계기로 삼성SDI 공급망에 새롭게 진입했다. 삼성SDI가 SK온과 거래하던 우원기술을 택한 건 장비사 다변화를 통해 기술과 가격 경쟁을 유도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양·음극에 탭을 접착해 전류를 흐르게 해주는 탭 웰딩 장비와 배터리 형태로 모양을 형성하고 밀봉해주는 패키징 장비는 엠오티가 공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엠오티는 삼성SDI에 탭웰딩과 패키징 장비를 독점 공급해온 핵심 협력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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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가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4'에서 전시하는 LFP+ 배터리. (사진=삼성SDI)

활성화 장비는 중국 항커커지가 유력하다. 삼성SDI는 초기부터 항커 데모 장비를 반입해 검증해왔고, 긍정적인 결과가 나와 울산 라인에서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삼성SDI는 그동안 중국과 말레이시아 공장에 일부 중국 장비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국내 라인에 도입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LFP 배터리는 중국 업체들이 주력으로 만든 제품인 만큼 생산 노하우와 가격 측면의 이점 때문에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배터리 제조 공정 가장 앞단에 해당하는 전극공정의 경우 울산에 별도 장비를 구축하지 않고 기존 공장에서 만든 전극을 조달해 활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전극공정은 배터리 제조 공정에서 가장 많은 투자 비중을 차지한다. LFP 배터리가 이제 막 시작하는 초기 단계인 만큼 기존 설비를 활용하면서 투자 비용을 절감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울산 라인은 삼성SDI의 첫 LFP 생산 거점으로 주목받는다. 삼성SDI는 그동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를 주 원료로 하는 삼원계 배터리에 집중해왔다. LFP 배터리로 눈을 돌린 것은 전기차와 ESS용으로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대비 가격이 저렴한 데다 화재 위험성이 낮고 수명이 길어 특히 ESS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향후 투자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생산성과 사업성 검증이 끝나면 대규모 양산라인 구축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망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미국에 ESS용 LFP 배터리 양산라인이 구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초기 라인에서 검증한 장비는 다른 생산라인에도 그대로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 공급사들은 향후 대규모 수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LFP 배터리 양산 목표 시점을 2026년으로 밝힌 만큼 내년에는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마더라인에 진입한 장비사들은 새로운 일감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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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울산 LFP 마더라인 장비 공급망 - (자료=업계 취합)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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