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를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혁신 기업 인터넷전문은행의 진입 장벽이 낮아진다. 창의성을 갖춘 혁신 기업의 은행업 진출이 확대돼 ICT발 금융 혁명을 촉진할 전망이다.

26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기업집단 지정제도 개선 방침을 밝힘으로써 인터넷전문은행 투자 활성화가 기대된다.

현 은행법은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지분 보유 한도를 10%(의결권은 4%)로 제한했다. 과거 재벌 대기업의 무분별한 금융업 진출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서다.

정부는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을 인가하면서 해당 분야에 한해 소유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산업자본 보유 한도를 50% 이내로 확대한다.

하지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기업)은 예외로 했다. 자산 5조원이 넘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상출기업에는 현행 규제를 유지한다.

이 때문에 최근 상출기업으로 지정된 카카오는 자사가 주도하는 `카카오뱅크`에 적극 참여가 어렵다. 카카오뿐만 아니라 경쟁력을 갖춘 다른 잠재 후보자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입도 힘들다. ICT와 금융 융합으로 새로운 금융서비스 시대를 열고 소비자 편익을 높인다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도입 취지가 무색하다.

박 대통령이 시사한 대로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이 완화 또는 해제되면 더 많은 ICT 기업이 상출기업 규제를 받지 않고 인터넷전문은행에 적극 투자하는 길이 열린다. 카카오가 상출기업에서 해제되면 인터넷전문은행 보유 지분을 현 10%에서 최대 50% 이내로 확대가 가능하다.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정부가 추진한 비상출기업 50% 이내 지분 허용은 관련 은행법 개정안이 19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았다. 은행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상출기업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확대는 요원하다.

대기업집단 지정 근거 법인 공정거래법 개정도 필요하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ICT·금융업 환경을 감안하면 단순한 개정 여부를 떠나 조속한 처리가 요구된다.

카카오를 비롯한 인터넷업계는 대기업집단 지정제도 개선 계획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카카오는 “모바일 서비스는 태생적으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데 대기업집단 지정으로 속도에 제약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원래 취지가 순환출자를 통한 기업 지배, 채무 보증, 비관련 사업 다각화를 막는 것이기 때문에 취지를 지키면서 IT 업종을 감안, 현실에 맞는 규제로 정비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기업이 단순히 자산이 늘어났다는 이유로 과거 재벌과 동일한 규제를 받는 것은 맞지 않다”며 제도 개선 방침을 환영했다. 최 국장은 “향후 법 개정 작업이 규제 목적을 살리되 새로운 혁신 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