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인터넷 상에서 `잊힐 권리`를 규정한 `인터넷 자기게시물 접근배제요청권 가이드라인`을 다음 달 확정할 예정이다.
수년간 논란을 끌어온 끝에 우리나라도 이제 `잊힐 권리`를 보장하는 국가에 들어선다는 의미만큼은 분명히 있어보인다. 유럽 다수의 국가가 국민의 `잊힐 권리`를 보장하는 추세며, 이를 인터넷사업자가 제공해야 할 의무로 부여했다.
방통위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안에 따르면 이용자 본인이 인터넷에 작성·게시한 콘텐츠에 타인 접근 배제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명시했다. 회원 탈퇴 등으로 콘텐츠 접근이 어려울 때나, 게시판 관리자가 사이트 운영을 중단한 때도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심지어 사자(死者)가 생전에 권리 행사를 위임한 지정인은 사자의 콘텐츠에 타인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권리를 내세울 수도 있다.
이 같은 흐름을 봤을 때 `잊힐 권리`는 이제 보편화된 인터넷 이용자의 권리 중 하나로 중요하게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그것이 개개인 프라이버시나 인격권, 초상권 등의 강화 추세와 맞물려 불가피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런 조치가 인터넷 문명 개방성이나 자율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치달아선 안 된다는 점도 중요하다. 인터넷은 여러 가치와 생각·견해가 상충되지만 자유롭고 개방적으로 오갈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
나아가 이런 `잊힐 권리`가 인터넷사업자에게 피해갈 수 없는 또 하나의 규제가 된다면 그 또한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가이드라인 강제화 같은 것은 여러 시행 방도나 시장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거쳐본 뒤에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인터넷상 `잊힐 권리`라는 고차원적이고 선진화된 제도가 자칫 우리나라 인터넷 활용 문화와 인터넷산업 위축을 가져오는 방향으로 가선 안 될 것이다.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공유할 수 있는 제도적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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