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투자계획]삼성·현대차·SK·LG, 규모의 경제와 신사업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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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산업 구조상 ‘쏠림’이 있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4대 그룹 역할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경제나 산업 흐름도 운동경기처럼 ‘기세’가 중요하다. 4대 그룹 투자가 위축되면 국가 전체 경제·산업이 기를 못 펴게 된다. 4대 그룹 전략과 방향 설정은 그래서 의미를 갖는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전략이 밑그림에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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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경쟁력 제고에 초점’

삼성그룹은 핵심 사업인 반도체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다. 지난해에 이어 평택 반도체단지 건설에 2018년까지 1단계로 15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평택 고덕국제화계획지구 산업단지에 건설하는 반도체공장은 지난해 5월 착공했다. 완공하면 반도체 생산공장 중 세계 최대 규모가 된다.

TV용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하기 위한 설비투자도 진행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충남 탕정에 위치한 플렉시블 OLED 전용 설비 A3에 2단계 투자를 시작했다. 전체 투자규모는 내년까지 최대 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 먹거리로 꼽는 바이오 분야 투자도 지속한다. 삼성그룹은 인천 송도에 건설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에 2018년까지 8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건설 중인 송도 제3공장은 생산능력 18만리터로 단일공장 세계 최대 규모다. 여기에 기존 1, 2공장 생산량을 합치면 36만리터 규모로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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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시설투자·생산력 확충에 집중’

현대차그룹은 2108년까지 공장 신·증설 등 생산능력 확대와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IT 인프라 확충 등 시설투자에 49조1000억원, 연구개발(R&D)에 31조6000억원 등 총 80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친환경차와 스마트카 개발에 13조3000억원을 투자, 원천기술 확보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이 2018년까지 집행할 총 투자액을 기간으로 나누면 연평균 투자액은 20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이전 최대 투자액이었던 2014년 14조9000억원보다 35% 이상 늘어난 금액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정부 전체 R&D 예산 18조9000억원을 1조원 이상 상회하는 규모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부문에 중점적으로 투자한다. 전체 투자액 85% 이상인 68조9000억원을 자동차 부문에 투입한다. 중국, 멕시코 등 성장시장에 공장을 신설해 현지 전략차종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함으로써 글로벌 수요 증대에 적극 대응한다. 또 친환경차와 스마트카 등 미래형 자동차 개발과 핵심 부품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2018년까지 13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자동차와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투자도 진행한다. 철강부문에 3000억원을 투자해 연비, 안전성 등 차량 경쟁력과 직결되는 고성형 초강도강, 특수강 등 철강 소재와 경량화 소재 등 첨단 신소재 개발 역량을 고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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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주력은 받치고, 신사업 키우고’

SK그룹은 반도체, 통신, 인터넷 등 주력 및 성장 사업 분야에 올해 7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SK텔레콤은 올해 망 투자에 1조3100억원을 집행한다. 기존 망 업그레이드, LTE-A 신규투자가 예정돼 있다. 상반기 주파수 할당이 완료되면 신규망 구축 의무에 따른 투자도 이어진다.

SK브로드밴드는 초고속인터넷, IPTV 등 인프라 투자에 6500억원을 푼다. 일반 영상 콘텐츠, 다중채널네트워크(MCN)와 가상현실(VR) 등 융복합 콘텐츠 개발에 매년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담았다. SK하이닉스는 이천 M14 공장 증설 투자, 기존 팹 유지 비용을 포함해 올해 설비투자 비용으로 5조4839억원을 책정했다.

이 밖에 SK이노베이션, SK E&S, SK가스 등이 에너지사업 분야에서 해외자원개발 등 신규 투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SK 관계자는 “정유, 화학, LPG 등 에너지 사업과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에너지신사업 분야에서 향후 크고 작은 투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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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OLED·마곡 사이언스파크에 뭉칫돈’

LG그룹은 OLED와 마곡 사이언스 파크에 집중 투자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도 지속한다.

우선 파주 디스플레이 생산 라인 확장에 2018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 융복합 연구단지로 조성하는 마곡 사이언스 파크에는 2020년까지 4조원을 투자한다. LG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계열사 10개가 참여한다.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입주를 시작하며, R&D 인력 2만5000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태양광 사업도 강화한다. 2018년까지 5272억원을 투자해 현재 8개인 경북 구미 태양광 셀 생산 라인을 14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있는 충북 지역에도 에너지·뷰티·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2017년까지 1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R&D 강화 기조도 유지한다. LG그룹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6조3000억원을 R&D에 투자했고, 올해도 비슷한 규모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LG그룹 관계자는 “세계 경제와 사업, 기업환경이 어려워지더라도 R&D 투자를 지속 증가시키고, R&D 투자 중 30%는 미래를 위한 선행투자에 사용한다는 것이 비전”이라고 밝혔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