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6] 무버, VR 촬영카메라의 강자

‘MWC 2016’ KT 전시관 입구에는 낯선 모양의 검은 물체가 하나 서 있다. 긴 막대기 위에 카메라 다섯 대가 얹혀 있고 전선이 복잡하게 늘어져있다. 다섯 방향을 노려보는 카메라 렌즈를 보고 가상현실(VR) 카메라라는 것을 짐작은 했지만, 성능이 뛰어날 것이라는 예상은 어려웠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명 ‘똑딱이’ 카메라였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이 VR 카메라는 국내 중소기업 ‘무버(Mooovr)’가 만든 것이었다. ‘무브릭(Mooovrig)’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장비는 합리적 가격에 고성능 VR 영상을 만들어 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KT 전시관에서는 현장에서 직접 촬영한 영상을 5세대(5G) 통신기술을 이용해 생방송으로 보여주는 5G 체험관이 운영되고 있었는데, 이 영상을 찍은 카메라가 바로 무브릭이다. 성능을 의심했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2011년 판교에 둥지를 튼 VR 콘텐츠 제작과 편집·재생·유통 등의 서비스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VR 전문 솔루션 기업이다. K-팝 공연이나 뮤직비디오·드라마 등에서 VR 특수효과를 담당하며 수많은 VR 동영상을 양산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네이버 VR채널에 VR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기어VR 시범서비스에서 재생하는 다수 영상을 공급한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 이동통신사와도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무버의 경쟁력은 품질은 뛰어나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VR 영상 촬영장비인 무브릭을 가졌다는 점이다. 일반 카메라를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렇게나 이어붙인다고 되는 게 결코 아니다. 서로 다른 방향을 촬영한 영상을 하나처럼 보이도록 왜곡을 없애는 게 핵심기술이다. 무버는 프랑스 비디오스티치와 협력해 이 과정을 제어하는 자체 기술을 확보했다.

무버는 연내 와이파이를 이용해 무브릭에 장착한 카메라 전체를 원격 조종하는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4K급 고화질 VR 영상을 지연 없이 실시간 재생해주는 ‘라이브 스티치’ 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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