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 주제는 제4차 산업혁명이었다. 4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기술 등 다양한 기술 융합으로 기존 영역 경계를 넘어 산업과 경제, 고용, 사회, 정부형태까지 모든 것이 바뀌는 혁명적 변화를 뜻한다. 변혁 속도와 범위, 영향력 면에서 1~3차 혁명과 비교가 안될 만큼 크고 인류 미래와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무궁무진한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엄청난 위협도 병존한다. 혁명 본질을 이해하고 신속하게 대처한 국가는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기업과 개인은 번성할 것이다. 그러지 못한 국가는 후진국으로 전락하고 기업과 개인은 도태하거나 일자리를 잃을 것이다. 결국 앞으로 우리 미래 운명은 4차 혁명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달려 있다.
미래학자 최윤식은 변화 현상을 쫓지 말고 변화를 만드는 원동력, 큰 판 변화를 읽으라고 말한다. 미래 판이 과거 질서를 뚫고 솟아오르며 과거 판에 속한 모든 것을 파괴하고 새로운 질서를 향해 나아가는 첫 모습은 언제나 위기로 나타난다. 과거 판 위에 서서 과거 관점, 과거 생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사람에게 변화는 언제나 위험할 뿐이다. 그러나 최종적인 승리는 언제나 미래 판에 올라탄 자의 것이었음을 역사가 보여준다.
저자는 2020년부터 2030년까지 미래산업 전쟁을 거치며 산업혁명 이후 형성된 기존 산업 경계가 무너지고 산업 경계가 새로 그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기존 산업 본질이 파괴되고, 새 산업이 등장할 것이다. 미래 산업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정교한 미래 전략을 수립하고 대담한 도전을 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위험하고 불확실하다고 움츠리는 개인, 기업, 나라에는 기회가 없다. 패러다임 전환기에는 주저할수록 몰락 속도가 가속화될 뿐이다. 일본 소니는 과거 패러다임을 고집하고 새로운 패러다임 채택을 주저하다 시장의 50~80%를 잃었다. 2020년까지 남은 5년 안에 한국 주력 산업이 완전히 경쟁력을 상실하기 전에 대담한 미래 전략을 결단하고 과감한 도전을 시작해야 한다.
대담한 도전을 가능케 하는 용기는 의지가 아니라 미래 통찰력에서 나온다. 통찰력이 쌓여 확신이 만들어지고 확신에서 진정한 용기가 나온다. 미래 기회와 위기가 어디에 있는지를 통찰해야 한다.
신기술과 미래산업 방향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신산업이 형성되는 단계와 중요한 플레이어를 파악하고 공략할 전략적 목표와 방법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최적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 너무 빠르면 자원만 소모한 채 결과를 얻지 못하고 너무 늦으면 기회의 문이 닫혀버린다.
저자는 전략적 판단의 원칙과 기준을 세울 수 있는 신산업 형성 패턴과 미래산업전쟁 지도라는 두 가지 도구를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신기술이 산업으로 성립하고 발전할 수 있는 조건과 단계를 설명하고, 대응 방법을 조언한다.
총체적 위기가 닥쳤지만 미래 통찰을 바탕으로 빠르게 결단하고 대담하게 도전한다면 여전히 미래 가능성은 열려 있다.
최윤식 지음. 지식노마드 펴냄. 2만8000원.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