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인텔-TSMC 10나노 칩 양산 경쟁

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10나노 시스템반도체 칩 양산 경쟁이 불붙었다. 삼성전자, 인텔, TSMC가 주도권 싸움에 나섰다. 개발 작업이 한창이다. 관련 시설투자액도 대폭 늘린다.

삼성전자는 최근 진행된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올 연말 10나노 시스템반도체 칩 양산 계획은 변함없다”며 “계획대로 실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인텔과 TSMC도 올해 10나노 칩 양산을 위한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인텔은 올해 시설투자액 가이던스를 전년 대비 30% 확대된 95억달러로 제시했다. TSMC 역시 시설투자액을 늘린다. 올해 90억~100억달러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작년 81억달러를 투자했다. 적게는 11%, 많게는 23%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미다.

인텔과 TSMC가 투자액을 늘려 잡은 것은 10나노 공정 전환과 관련이 있다. TSMC는 “올해는 10나노 칩 양산을 위한 시설투자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10나노 칩 양산 경쟁을 펼치는 이유는 애플과 퀄컴 양대 대형 고객사를 잡기 위해서다. 퀄컴은 삼성과 TSMC에 차세대 스냅드래곤 830을 10나노 공정으로 생산할 계획이라고 전달했다. “양산 경쟁력이 높은 쪽에 물량을 맡기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도 비슷한 생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14·16나노 공정서 삼성전자에 물량을 많이 뺏긴 TSMC가 10나노에선 판을 뒤집겠다는 계획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며 “올해의 10나노 양산 준비 경쟁이 내년 이후 실적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아직 파운드리 사업에 본격 나서지 않아 고객사와는 관련이 없다. 하지만 2017년 출시될 신형 중앙처리장치(CPU) ‘캐논레이크’를 10나노로 양산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어서 일정을 늦출 수가 없다.

Photo Image
14나노 공정이 적용된 엑시노스 8 옥타. 10나노 공정으로 생산된 엑시노스 칩은 9 시리즈로 명명될 가능성이 높다.
Photo Image
14/16나노 공정으로 생산된 애플 A9칩. A10칩은 10나노 공정이 적용될 것이란 예상이다.
Photo Image
퀄컴은 스냅드래곤 830을 10나노 공정으로 생산한다. 삼성과 TSMC 둘 중 경쟁력이 높은 곳에 양산을 맡길 예정이다.

삼성전자, 인텔, TSMC가 10나노 공정 시스템반도체 양산 준비에 나섬에 따라 올해 중반기부터 관련 장비 업계 수혜가 예상된다. 대부분 전공정 장비 분야다. 10나노 공정에선 극자외선(EUV)이 아닌 이머전 장비가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멀티패터닝 비중이 증가해 증착과 식각 장비 분야에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착 쪽에선 화학증기증착(CVD) 대신 원자층 단위로 막을 입힐 수 있는 원자층증착(ALD) 장비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폭 축소가 심화되면서 기존 CVD 공정이 ALD로 대체되고 있다. 미래에셋에 따르면 글로벌 ALD 장비 시장 점유율은 2014년 기준 ASM 53%, 도쿄일렉트론 27%, 주성엔지니어링 6%, 램리서치 5%, 원익 IPS 5%, 엑시트론 2%다. 올해부터 유진테크가 새롭게 ALD 장비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로직칩 관련 장비 투자가 작년 대비 5% 증가한 32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