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애플 듀얼 카메라, VR콘텐츠 활성화 촉매…카메라 경쟁구도도 바꿔

애플이 듀얼 카메라를 채택하면서 산업적 파장이 주목된다. 급부상하는 가상현실(VR)과 같은 새로운 콘텐츠를 겨냥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듀얼 카메라 자체는 전에 없던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LG전자는 지난 2011년 ‘옵티머스 3D’ 스마트폰 후면에 듀얼 카메라를 적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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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3D는 출시 당시 많은 이목을 끌었다. 두 개의 카메라로 입체감 있는 촬영이 가능해지면서, 3D 콘텐츠 제작과 소비가 가능한 일련의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하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기술적 완성도가 기대만큼 높지 않았고, 3D 콘텐츠에 대한 소비와 유통 경로가 일부에 국한되면서 관심은 싸늘하게 식었다. 듀얼 카메라에 대한 필요성도 그렇게 사라져갔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가상현실(VR) 기술이 부상하면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고 있다.

VR은 실제 눈으로 보는 것처럼 입체감 있는 영상을 보여주는 기술이다. 3D 콘텐츠가 필수고,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하드웨어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애플이 듀얼 카메라 탑재를 결정한 것은 사진과 동영상 성능 개선으로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하는 것 뿐 아니라 미래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VR 시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실제로 듀얼 카메라는 VR 성장과 맞물려 스마트폰 내 도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손세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VR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가 출시돼야 하고 손쉽게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기기가 필요하다”며 “가상현실(VR) 3D 콘텐츠에 대한 수요 증가로 3D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듀얼 카메라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애플이 듀얼 카메라를 통해 3D 촬영을 가능케 한다면 VR 시대를 앞당기는 촉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듀얼 카메라를 채택하면서 세계 스마트폰 시장 내 새로운 카메라 경쟁도 촉발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1600만, 2000만까지 기술이 발전하면서 화소 경쟁이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이에 스마트폰 제조사와 관련 부품 업계는 카메라 기능을 차별화하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데, 애플의 선택은 듀얼 카메라 시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TSR에 따르면 듀얼카메라 시장 규모는 2015년 1500만대에서 올해 1억6400만대로 급성장하고, 2017년 3억8000만대, 2018년 4억3000만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자료: TSR, 한화투자증권>

자료: TSR, 한화투자증권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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