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모바일 백신 시장이 본격 경쟁체제에 들어간다. 중국에서 날아온 360시큐리티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마케팅 공세를 펼치는 가운데 안랩이 글로벌 시장에 먼저 선보인 ‘V3 모바일 시큐리티’를 국내 공식 출시하며 반격에 나섰다. 사생활 보호와 스마트폰 성능 최적화 등 부가 기능을 앞세워 사용자 확보에 공을 들인다.
국내 모바일 백신 시장은 1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보급은 늘었지만 대부분 단말기에 기본 탑재되는 무료 백신과 금융거래 관련 전용 보안 솔루션이 주를 이뤘다. 수익을 내기 어려워 마케팅 활동 투자에도 소극적이다.
그사이 중국 인터넷·보안 전문업체 치후360이 선보인 360시큐리티가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였다. 지난해 7월 국내 시장에 발을 들인 360시큐리티는 인기 배우 심형탁을 내세운 TV광고와 웹툰 콜라보레이션, 온라인 바이럴 마케팅 등 공격적 마케팅을 펼쳤다.
악성코드 검사 등 백신 기능보다는 배터리 효율 개선과 속도·용량 최적화 등 부가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모바일 게임 실행 시 게임과 관련 없는 프로세스를 자동 종료해 게임 실행 속도를 높이는 ‘게임 부스트’ 기능으로 젊은 이용자층을 공략했다.
네이버 인기 웹툰 ‘마음의 소리’와 협업해 한국 전용 앱테마도 선보였다. 출시 한 달 만에 이용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저용량 스마트폰을 위해 용량을 4MB로 줄인 ‘360 시큐리티 라이트’도 지난해 출시했다. 국내 마케팅 비용으로만 5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360시큐리티가 모바일 백신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안랩은 ‘V3 모바일 시큐리티’로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V3 모바일 시큐리티는 스마트폰 ‘사생활(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이 특징이다. ‘개인정보보호 도우미’ 기능은 스마트폰에 설치되 각 앱이 기기관리자, 카메라·위치정보 접근, 도청가능 등 어떤 권한을 갖는지 보여준다. 360시큐리티가 44개에 달하는 과도한 앱 권한 요구로 논란을 일으킨 점과 대비된다.
사진과 동영상을 한곳에 모아 관리하는 ‘갤러리 숨김’, 브라우저 접속기록과 앱 캐시 데이터를 손쉽게 삭제하는 ‘개인정보 클리너’ 등 민감한 개인정보보호에 초점을 맞췄다.
업계 최저 수준 CPU 점유율과 우수한 백신 엔진 성능도 강점이다. 해외 독립 성능 평가 기관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글로벌 최고 수준 악성코드 검사율을 기록했다.
안랩 관계자는 “다양한 개인정보가 저장된 스마트폰에서 사용자가 보안 관리를 손쉽게 하도록 돕는 기능을 탑재했다”며 “홍보 이벤트 등 이용자 확대를 위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