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백신 시장에 중국발 ‘360시큐리티’ 공세가 거세다. 유명 배우와 탤런트를 기용한 TV CF에 인기 웹툰 작가가 나서 인지도를 높였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블로그, 네이버 지식인 서비스를 이용한 마케팅이 한창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장에 상륙한 360시큐리티 연간 광고비 규모는 5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심형탁 등 인기배우를 모델로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 IPTV 등에 방송광고를 내보낸다.
네이버 웹툰 ‘마음의 소리’ 조석 작가와도 손을 잡았다. 최근 연재 1000회를 돌파하며 네이버 최장수 연재 웹툰으로 화제가 됐다. 국내 이용자 전용으로 마음의 소리 이미지를 적용한 모바일 백신 앱 테마를 제공했다.
지난해 말부터는 온라인 바이럴마케팅도 시작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 등에 유사한 형태로 성능을 홍보하는 콘텐츠를 게시했다. 지식인(in) 서비스에도 유사 내용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일부 작성자는 활동 이력이 없다. 바이럴마케팅으로 판단된다.
360시큐리티는 중국 보안소프트웨어·인터넷 전문업체 ‘치후360’이 만든 모바일 백신 브랜드다. 백신 기능과 함께 배터리 효율 개선과 속도·용량 최적화 등 부가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중국 현지에서는 ‘360안티바이러스’ 모바일용 제품이 주로 쓰인다. 독일계 독립 IT보안 평가기관 AV-TEST 성능 시험에서 국내외 유수 백신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논란도 적지 않다. 백신 테스트 성능 조작과 과도한 앱 권한 설정 등이다. 지난해 초 독립평가기관 성능 시험에서 조작 의심을 받았다. 360시큐리티는 중국 사업을 하는 치후360과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국내 진출 이후에는 공포 마케팅이 논란이다. 스마트폰에 ‘배터리 손상’ ‘악성코드 감염’ 등 광고 팝업창을 띄우고 ‘복구’ 버튼으로 360시큐리티 설치를 유도했다. 회사 측은 본사와 무관한 마케팅이라고 주장했다.
과도한 앱 권한 설정도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해 국회 정무위 소속 김기식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60시큐리티는 44개 항목에 달하는 접근권한을 요구한다. 국내 주요 스마트폰 앱 중 가장 많은 수다.
국내 보안 업체인 안랩과 이스트소프트도 각각 ‘V3 모바일 시큐리티’와 ‘알약 안드로이드’ 등 모바일 백신을 제공한다. PC백신 시장 인지도와 초기 일부 제조사 스마트폰에 기본 앱으로 탑재돼 점유율이 높다. 그럼에도 모바일 백신을 위한 별도 마케팅 전략은 없다.
보안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 백신은 뚜렷한 매출과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기 어려운 시장 구조”라며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는 360시큐리티도 다른 복안이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