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케이블업체인 C&M·현대HCN·CJ헬로비전과 함께 초고속인터넷 분야의 IPv6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상용화 결과로 서울·수도권과 전북 등 11개 지역 5만8000여 초고속 인터넷 가입 가구가 혜택을 받는다. 현대HCN은 IPv6 전용 요금제까지 준비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그동안 정부와 산업계 모두 새로운 주소체계로 불리는 IPv6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사물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더 많은 인터넷 도메인이 필요한데다 당장 기존 IPv4 주소가 고갈 상태에 놓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IPv4 주소는 이미 93%가 소진된 상황이다.
현실은 달랐다. 수년전부터 주소체계 전환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속도는 더뎠다. 아카마이 ‘IPv6 트렌드’ 사이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IPv6 이용률은 지난해 12월 3.8%로 세계 순위 25위에 그쳤다. 지난해 4월(0.6%, 33위)과 8월(0.9%, 30위)까지도 1%를 넘지 못했다. 그나마 속도가 붙은 상황이지만 20위권에도 진입하지 못했다. 초고속 인터넷 강국이라는 명성에 부끄러운 현실이었다.
사물인터넷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기술, 표준,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 균형감 있는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이 가운데 인프라 측면에서 제일 중요한 게 IPv6 주소 체계다. 무한대로 늘어나는 지능형 사물에 도메인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풍부한 인터넷 주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세계 사물인터넷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IPv4에서 IPv6로 빠르게 전환하는 게 관건이다.
정부는 지원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관련 정보와 테스트베드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콘텐츠 제공업체 등 산업계도 IPv6기반으로 빠르게 서비스를 전환해야 한다. IPv6가 단순한 새로운 주소 체계 도입이 아닌 사물인터넷 시대를 위한 선결 조건임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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