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동부하이텍이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매출 6600억원, 영업이익 1300억원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80% 급증해 증권가 뜨거운 감자가 됐다. 채무 이자율 조정 등을 감안하더라도 900억원 상당 순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고 부채비율도 지난해 300%에서 더 떨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동부하이텍 실적 호조는 팹리스 업계 수요 덕분이다. 최근 중저가 스마트폰이 급증하면서 이미지센서, 터치칩, 전력반도체 칩 물량공급이 급증했다. 회사 공장가동률은 90%대를 유지한다. 지난 몇 해간 기술개발에 따른 수율향상, 비용절감,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동부하이텍에는 끝나지 않은 숙제가 남아있다. 그룹 유동성 위기에 따른 매각작업이 진행형이다. 실적으로 본다면 동부하이텍을 매각할 이유를 찾아 볼 수 없지만 동부그룹 채권단 입장에서는 다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연간 1000억원 이상 순이익을 낼 수 있는 알짜기업을 해외에 매각하는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10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입한 장치산업이 해외로 팔리면 국부손실과 기술유출 가능성이 높다. 지금도 국내 반도체기업에서 빠져나간 전문인력이 해외기업에 재취업해 요직을 맡고 국내 반도체 시장을 역으로 위협한다.
우리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국내 기술기업을 해외에 파는 경험을 통해 안타까운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해외자본 유치로 산업생태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핵심기술은 유출됐고, 우리 산업에 부메랑이 됐다. 파운드리 산업은 반도체 제조업 근간이다. 혁신기술 개발을 위해 흘린 10년간 구슬땀이 생산현장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첨단 기술기업 해외매각은 국가안보, 국부 유출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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