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 <48> 손님이 직원처럼 일하는 회사가 있다?

▲오늘의 고민

A병원 박 원장은 요즘 길 건너편에 있는 B병원 때문에 고민이 많다. B병원은 시설도 더 좋아졌고 병원 코디네이터도 새로 뽑는 등 고객 서비스가 크게 개선됐다고 입소문이 자자하다. 우리 병원도 똑같이 따라 하자니 비용이 부담되고 그렇다고 두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세계적 베스트셀러 ‘Uncommon Service’ 저자이자 콘사이어 리더십 인스티튜트 창업자인 앤 모리스는 “고객을 직원처럼 훈련시켜 회사 경쟁력을 높여보라”고 말한다. 이게 무슨 뜻일까. 최근 많은 기업에서 고객과 직원 구분이 흐릿해지고 있다. 렌터카 업체 집카 고객은 차를 반납할 때 직원을 대신해 직접 차를 정해진 곳에 주차한다. 이케아 고객은 직접 가구를 운반하고 조립한다. 즉 앤 모리스는 고객을 위해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줄 게 아니라 고객에게 직원 역할을 일정 부분 나눠주라고 얘기한다. 물론 고객에게 저렴한 가격이나 성취감 등의 적절한 보상을 줘 더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실제로 이것을 잘한 회사가 바로 캐나다에 있는 세계적 탈장 치료 전문병원인 숄다이스(Shouldice Hospital)다. 이 병원은 다른 병원의 10분의 1도 안되는 낮은 재발률로 유명하다. 실력이 좋은데도 치료비는 다른 병원 3분의 1 수준이다. 더 놀라운 것은 고객만족도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병원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가진 환자가 자발적으로 모여 동창회를 열 정도다.

이 모든 것이 고객을 ‘왕’이 아니라 ‘직원’처럼 대한 덕분이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 것일까. 먼저 숄다이스는 직원을 골라 뽑듯이 환자도 병원 치료법에 맞는 사람만 까다롭게 골랐다. 오직 탈장 문제를 가진 환자만 골라 받았는데 과체중이거나 심장에 문제가 있는 환자처럼 다른 질환이 있는 사람은 받지 않았다. 또 다른 사람과 잘 사귀지 못하는 환자도 받지 않았는데 숄다이스 안에서는 환자끼리 소통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숄다이스는 이렇게 골라 입원시킨 환자에게 병원 내에서 스스로 해야 할 역할을 주었다. 새로 입사한 직원에게 담당 업무를 주듯 말이다. 이 병원 환자는 수술 전날 체모를 깎는 것 같은 소소한 일은 간호사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 한다. 수술이 끝나면 침대에 실려 나오는 것이 아니라 스태프 부축을 받고 스스로 걸어 나와야 한다, 심지어 수술날 저녁부터는 식당까지 혼자 걸어가 밥을 먹어야 한다. 숄다이스는 이미 수술을 마친 환자로 하여금 신참 환자 오리엔테이션까지 담당하게 했다. 식사시간이나 간식시간에 자신이 겪은 치료 과정을 신참 환자에게 알려주며 멘토로서 역할을 했다.

서비스를 받으려 돈 낸 고객에게 이렇게 일을 시키다니, 과연 환자 반응은 어땠을까. 놀랍게도 그들은 이 일을 굉장히 즐겼다. 자신이 맡은 소소한 일을 하면서 병원생활이 주는 무기력 대신 활기를 얻기 때문이다. 신참 환자는 먼저 입원한 환자의 활기찬 모습을 보면서 치료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환자 병원서비스 의존도가 확 낮아지자 의사나 간호사는 할 일이 줄어 수술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덕분에 의료진 수술 횟수는 크게 늘어났다. 그 결과 다른 병원이 인건비 등 비용 상승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나홀로 승승장구했다. 특별한 서비스는 그 효과를 인정받아 미국 하버드대 MBA 과정 연구사례가 되기도 했다.

▲오늘의 아이디어

혹시 당신도 더 좋은 고객 서비스를 위해 계속 투자만 늘리고 있지는 않는가. 숄다이스병원처럼 고객에게 서비스 한 부분을 맡기고 이들이 직원처럼 일하게 해보는 건 어떨까. 비용은 줄이고 만족은 높여주는 ‘공짜 직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리=윤희정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제작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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