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샤오미처럼

반석지심 지음, 양성희 옮김, 도서출판 책비, 356쪽,1만5천원

‘애플짝퉁’, ‘대륙의 실수’로 불리던 샤오미는 이제 한국에서 최고의 관심을 받고 있는 중국 IT기업이 됐다. 이미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강조한 샤오미 제품 전략이 까다로운 한국소비자로부터도 인정을 받은 듯 하다. 스마트폰 충전용 보조 배터리로 슬슬 뿌리 내리기 시작하더니 한국의 TV시장 진출까지 앞두고 있다.

삼성이 중국에서 스마트폰 1위 자리를 놓쳤을 때 그 자리를 대신 꿰찬 첫 손가락에 꼽힌 회사가 샤오미다. 애플 짝퉁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회사는 이제 결코 작은쌀(小米) 즉, 좁쌀이 아니다. 실제로 샤오미는 스마트폰 제조업체 그 이상의 회사를 향해 달리고 있다.

샤오미 경영진들은 SW개발회사 킹소프트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10년 스마트폰 회사를 설립했다. 2011년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내놓았고 설립 4년 만에 세계 빅5 스마트폰 회사 반열에 올랐다. 따라서 샤오미는 단 4년 만에 세계적인 강자로 뜬 것이 아니며 사실상 14년 이상 경력의 회사다.

공동 창업자들은 SW회사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HW 전문가를 끌어들였고 애플의 HW와 구글의 OS를 녹여냈으며, 짝퉁이라고 비난 속에서도 가성비 높은 스마트폰을 내놓았다.

또한 ‘샤오미’ 하면 구글 안드로이드OS로 오픈소스 형태의 미UI(MIUI)를 만들어 구글 영향권에서 벗어난 독자플랫폼을 다졌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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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처럼

게다가 원조 실리콘밸리 인터넷 기업보다 더 앞선 인터넷씽킹을 회사의 기본 DNA로 깔고 있다. 이는 샤오미로 하여금 신생기업 공통의 애로사항인 마케팅력,자본 부족을 SNS사용자들과의 교감,소통 및 온라인마케팅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또한 고객의 니즈를 해결해 가면서 상호교류하고, 팬덤을 확대해 갈 원동력까지 제공해 주었다.

‘샤오미처럼’은 중국의 IT칼럼니스트이자 시장분석전문가인 왕빈(王斌)이 신생기업 샤오미의 이같은 급성장과 그 배경, 그리고 미래전략을 외부인의 시각으로 풀어놓은 책이다. 앞서 국내에서도 소개된 샤오미 공동창업자 리완창의 저서 ‘참여감’에선 볼 수 없는 샤오미 전략에 대한 객관적, 비판적 비교 분석과 미래전망까지 들어있다.

저자는 샤오미의 급속한 성공을 가져온 전략적 비결과 함께 그 뒤에 숨은 위험성을 지적하는데도 무심하지 않다. 일례로 헝거마케팅이 나름대로 먹히는 제품판매전략이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이제 더이상 먹히지 않을 수 있다며 경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왕빈은 특히 샤오미가 HW에서 SW까지 직접 만들어 완전한 모바일 생태계 구축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샤오미의 지향점이 모바일 콘텐츠으로 가고 있으며 BAT(바이두, 알리바바,텐센트)와의 결전에 대비하고 있다는 점도 분명하게 제시한다.

현재까지 샤오미는 독자적인 모바일 OS 미UI를 바탕으로 한 독자 생태계를 꽤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어느 새 한계에 다다른 듯 보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여타기업과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처럼 기기가 아닌 서비스로 수익을 남기려 하고 있다.

샤오미의 공동 창업자 린빈은 “아마존이 킨들(이북 리더)을 저렴하게 판매한 후 전자책을 팔아 이윤을 남긴 것처럼 샤오미도 게임이나 온라인 서비스를 판매해 수익을 얻는다”고 말했다.

이 책은 이처럼 한국으로까지 번져 온 샤오미 붐의 향방을 생각해 보게 해 줄 꽤 많은 배경지식을 제공해 주고 있다.

‘샤오미처럼(解密小米:互聯網思惟下的 商業奇跡)’은 ‘짝퉁 애플’ ‘저가 저품질’의 대명사인 중국제품에 대한 시각을 바꿔준 샤오미 찬가일 수 있다. 동시에 신생업체인 샤오미가 어떻게 급성장했는지와 문제점, 그리고 비전까지 소개하고 있다.

책은 한국 신생기의 신생기업들에게 장차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듯 보인다. 하지만 아무나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레이쥔 샤오미 CEO는 “지금 많은 기업이 샤오미를 배우고 있지만 대부분 수박 겉핥기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하드웨어 플랫폼을 바탕으로 인터넷 부가가치 서비스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쌓아온 인터넷 개발 경험과 고객참여 생태계는 그 누구도 하루아침에 따라 할 수 없습니다”라고 설파한다.

저자는 샤오미의 미래전략에 대해서는 다음처럼 요약하고 있다.

“샤오미는 2014년 미4발표회에서 적외선 인터페이스와 미밴드를 함께 선보이며 스마트가전 시장경쟁을 위해 샤오미 생태시스템 구축에 전력한다고 공표했다. 레이쥔은 미유아이를 기반으로 샤오미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투자,인수합병방식으로 애플리케이션 개발, 다운로드,전자책, 동영상,게임, 클라우드,정보 애플이케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포석을 깔았다. 미라우터,샤오미폰, 미TV,미박스,미밴드 등 샤오미 하드웨어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을 이 포석안으로 유도해 다양한 SW와 부가가치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BAT입장에서는 당장 밥그릇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셈이다.”

이제 샤오미는 아킬레스건으로 남아있던 스마트폰 특허공세에 대응하는 문제를 남겨놓고 있다. 최근 미국의 특허괴물로부터 제소를 받았고 이를 해결해야만 내년도 미국내에서 주력스마트폰 판매를 할 수 있게 된 상황이다.

최대 난관에 봉착한 샤오미의 전략, 그리고 당면한 문제 해결 방식은 인터넷비즈니스 시대 기업들의 전략수립에도 참고가 될 만 하다.

일반 독자들은 물론 IT분야에서 미래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기업의 기업인들, 과 기업인들, 샤오미처럼 ‘파괴적 혁신’을 꿈꾸는 스타트업과 예비 창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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